▲카라반 캠핑장카라반의 외부 모습
이정혁
그러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카라반 캠핑의 장점들에 대해 적어보겠다. 우선 카라반이라는 단어가 생소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카라반이 무엇인지부터 알고 가자. 카라반(caravan)의 사전적 의미는 사막이나 초원 등지에서, 낙타나 말에 상품을 싣고 떼를 지어 먼 곳으로 다니면서 장사하는 상인이나 그 무리를 뜻한다. 하지만 요즘은 캠핑카의 일종인 이동식 주택을 의미하는 단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땅덩어리가 크고 휴가 기간이 긴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차에 매달고 장기간 이동할 수 있는 캠핑용 카로 개발한 것이 바로 카라반이다.
카라반 캠핑의 첫 번째 장점은 시간의 절약이다. 초보 캠핑자들은 백배 공감하겠지만, 캠핑장에 도착해서 텐트와 그늘막 설치하고 캠핑장비 세팅하는 데 두세 시간은 족히 걸린다. 다음날 철거하는 데 두 시간, 집에 와서 텐트 닦고, 장비 청소하는 데 반나절 가량 걸린다치면, 지었다 부수고 수습하는 데만 거의 한 나절이 소요되는 것이다. 카라반은 그럴 필요가 없다. 도착해서 짐 풀고 식사 때까지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밀린 책을 읽으면 된다.
처음 캠핑장에서 옆에 텐트 치던 가족의 모습이 떠오른다. "줄 좀 똑바로 잡으라고!" 고함치는 아버지와 '여기 왜 온 거야'라고 되묻는 듯한 표정의 불만스러운 아들의 얼굴 그리고 두 시간 낑낑 거려 텐트를 치고는 둘 다 지쳐 침묵으로 일관하던 부자의 모습. 그나마 아이가 커서 도와주면 다행이지만, 나처럼 꼬맹이들 둘만 데리고 가서 혼자 텐트를 쳐야 한다면?…. 생각만으로도 등줄기에 식은 땀이 흐른다. 하지만 카라반 캠핑장에서는 텐트 설치하면서 언성을 높일 이유가 전혀 없다. 좋은 날 좋은 사람들과 떠나는 캠핑인데, 몸은 몸대로 힘들고 기분까지 상해서야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