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수돗물불소사업 심포지엄'에 건강연대 "요식행위"

내년 예산 편성 않고 찬반 여론수렴?... 울산건강연대 반발 성명

등록 2013.12.10 17:15수정 2013.12.10 17:15
0
원고료로 응원
 울산시민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울주군 청량면에 있는 회야 정수장. 울산시가 이곳에서 지난 15년 동안 해오던 불소 사업을 내년부터 중단키로 하자 울산건강연대가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민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울주군 청량면에 있는 회야 정수장. 울산시가 이곳에서 지난 15년 동안 해오던 불소 사업을 내년부터 중단키로 하자 울산건강연대가 반발하고 있다 울산 회야정수장

지난 1998년부터 15년간 "시민의 충치를 예방한다"며 회야정수장에서 불소를 첨가하는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을 진행해 왔고, 올해 2월에도 설문조사를 근거로 이 사업의 유익성을 홍보하던 울산시가 돌연 중단을 발표해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울산시가 11일 찬반 여론을 묻는 심포지엄을 열기로 했다. (관련기사: <좋다고 홍보하던 수돗물 불소사업 돌연 중단, 왜?>)

하지만 울산시가 심포지엄을 열어 여론을 수렴하기도 전에 내년도 수불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데다, 시민단체의 요구와 다른 설문조사를 하는 것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시 "시민 의견 수렴" vs. 울산건강연대 "예산 편성도 않고 요식행위로"  

울산시는 10일 "울산시상수도사업본부 산하 수돗물수질평가위원회 주최로 12월 11일 시민, 민간단체, 공무원 등 1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돗물 불소 투입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이번 심포지엄은 최근 논란이 된 수돗물 불소 투입과 관련해 발전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이번 심포지엄에서 도출된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수도정책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울산지부' '울산시민연대' 등 시민단체와 야당, 노동계로 구성된 울산건강연대는 성명을 내고 "울산시가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건강연대는 "지난 9월 말 울산시가 수불사업의 일방적 중단을 발표한 후 건강연대는 '시민의 의견을 무시한 전형적인 독선 행정이며 제대로 된 검토와 여론수렴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며 "이후 울산시가 수불사업에 대한 심포지엄 개최를 약속했지만 내년 당초 예산에 수불사업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는 수불사업 폐지를 전제로 심포지엄을 여론무마용 요식적 절차로 수행하겠다는 태도"라며 "더우기, 심포지엄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모아야 할 울산시가 수불사업과 관련된 엉터리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건강연대는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는 각 사업소 방문시민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해 이를 취합하는 중"이라며 "불소중단을 선언한 당사자가 객관성을 갖출 수 없는 내부 직원을 동원해 비과학적으로 설계된 설문지로, 대표성을 상실한 상수도 사업시설 방문 시민의 의견을 울산시민 전체 의견으로 대체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같은 여론조사는 공인된 전문기관에서 객관적 표본추출을 통해 통계학적 엄밀성과 객관성을 갖춘 설문지로 진행하는 것이 상식이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특히 울산건강연대는 "설문내용을 보면 '수불사업은 현재 치아우식증 예방사업으로 필요하다는 주장과 반상치, 골절, 신경계장애, 선천성 기형 및 생식계 기능장애 등 불소증을 유발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며 사업 찬반을 묻고 있다"며 "울산시가 편향된 결과를 내기 위해 구성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치아우식 예방효과는 조사와 논문으로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있는 반면, 불소증 유발 등의 부작용은 아직 학문적으로 보고된 적이 한 번도 없는 일부의 주장일 뿐"이라며 " 그럼에도 마치 사실인양 적시하고 수불사업에 대한 공포심을 의도적으로 유발시켜 반대를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건강연대는 "시민여론을 듣겠다며 진행한 여론조사가 내용과 방법이 모두 잘못된 엉터리 설문조사를 근거로 수불사업 중단의 정당성을 주장하려는 것"이라며 "공정하고 타당한 절차를 거쳐 울산 수불사업 지속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울산건강연대는 "이번 심포지엄이 시민의 공공보건서비스를 위해 공정하고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진행되기를 요구하며, 이러한 논의의 장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울산시는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을 중단하려는 꼼수를 중단하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여론 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울산시는 심포지움을 요식행위로 삼으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15년 동안 실시된 울산 수불사업을 제대로 평가하는 자리를 개최하라"고 아울러 요구했다.

한편 울산시에 따르면 11일 심포지엄 주제발표에서는 인천생태환경연구소 박병상 소장이 '수돗물 불소화, 누구를 위한 강제 의료행위인가', 부산대학교 치과대학발전재단 김진범 이사장이 '수돗물 불소농도 조정사업의 필요성, 예방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 각각 발표한다.

이어 조홍제 울산대학 교수를 좌장으로 강대길 울산시의원, 황인석 녹색에너지촉진시민포럼 사무국장, 이채택 건치협회 이사, 울산대병원 이지호 교수, 전창재 상수도본부 수질연구소장 등이 토론을 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 수불사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AD

AD

AD

인기기사

  1. 1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콩나물밥 이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습니다
  2. 2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에 '조선일보' 왜 이럴까
  3. 3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박근혜 탄핵 때와 유사...지역에서 벌어지는 일들
  4. 4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5. 5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사진에 담긴 진실... 이대로 두면 대한민국 끝난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