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전교조 위원장 등 전교조 소속 교사 10여 명이 16일 오전 국회 앞에서 10000배를 벌이고 있다.
윤근혁
"첫번째 절은 우리 학생들을 생각하며 시작하겠습니다. 학생들이 물고기처럼 헤엄치며 살도록 교사들이 노력하겠습니다. 머리가 심장을 갉아 먹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절을 올립니다."
"'안녕들하십니까' 대학생 제자 위해 절하겠다"
해직교사도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교원노조법 개정안 심사를 앞둔 16일 오전 11시 40분 국회 앞. 확성기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들의 유서 내용이 흘러나왔다. 이어 얼어붙은 시멘트 위에 서있던 전교조 교사들이 무릎을 굽혔다. '교원노조법 개정' 촉구 1만 배를 하기 위해서다.
"다음에는 '안녕들하십니까'하고 나선 우리 대학생 제자들을 위해 절을 하겠습니다. 고통을 주는 교육과 사회의 안녕을 이루기 위해 교사들이 더 열심히 싸우겠다고 다짐합니다."1만 배에 나선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한 시도 지부장 10여 명은 다시 머리를 시멘트 위에 댔다. 이들의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새어 나왔다. 1만 배는 이날 오후 5시까지 계속됐다.
앞서 오전 11시부터 전교조와 민주교육과전교조지키기전국행동, 그리고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녕한 학교와 교육을 위해 교원노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국회에 요구했다.
30여 명의 참석자들은 회견문에서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를 통보하면서 사회 갈등과 교육계 혼란, 국제사회 비난은 날로 확산하고 있다"면서 "이제 혼란을 수습할 주체는 국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가 환경노동위(환노위) 전체회의에서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의결하고, 본회의에서도 최종 통과시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해직교사의 조합원 인정은 이미 1998년 11월 13일 노사정위원회 상무위에서 합의한 사항"이라면서 "이런 사회적 합의와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인정한 2004년 2월 대법원 판례 등을 근거로 국회가 교원노조법을 개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사회 합의 끝났다, 교원노조법 개정은 자연스런 일"
김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OECD 사무총장까지 '전교조 탄압 문제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망신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범이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은 "교원의 노동기본권을 탄압하는 것은 교사의 양심을 탄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부모들도 나서겠다"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