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
남소연
- 민주당에서는 어차피 임기의 1/5이 지났고, 박 대통령이 사퇴하면 사회혼란만 가져온다는 식으로 주장하던데."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불법을 바로잡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부 혼란이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충분히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독재정권이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두고 늘 했던 말이 '사회 혼란을 조장한다' '경제를 망친다' '국론을 분열시킨다' 등이었습니다. 그리고는 탄압으로 이어졌지요. 민주당이 '사회혼란'을 생각한다면 독재정권의 논리와 다를 게 무엇인가요.
게다가 닉슨 전 미국 대통령도 중도에 사임했습니다. 미국이라고 해서 그 과정에서 국가적 혼란이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국가적 혼란을 감내하고서라도 불법을 바로잡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감내한 것이죠. 만약 이번 국가기관 불법선거 개입을 그대로 용인한다면 앞으로 어떤 불법과 부정을 저질러도 당선만 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지 않겠어요?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발생한 부정의 정도가 심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일정 정도 혼란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할 희생이라고 생각해요."
- 지난 10일 새누리당이 대선 불복을 선언한 장하나 민주당 의원과 박 대통령에게 '부친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경고한 양승조 민주당 최고위원의 제명안을 제출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새누리당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두고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 자유를 제한하려 했습니다. 이 나라가 독재국가가 아니라면 이런 일이 가능했을지 의문입니다.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야당 대표를 제명하고, 또 국회의원을 구속했던 독재정권 시절과 다른 게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새누리당의 태도는 민주주의 국가 안에서의 민주적 정당이라면 할 수 없는 성격의 것입니다. 독재정권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정당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을 새누리당이 하고 있는 것이죠. 새누리당의 이런 행위는 훗날 역사적 평가·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안철수 의원 측은 장하나 의원의 대선 불복에 대해 '지지자들도 동의 못하는 대선 불복은 낡은 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저는 안 의원 측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장 의원의 발언이 지지자들도 동의 못하는 낡은 정치인이라는 주장은 말 그대로 안 의원 측의 주장에 불과합니다. 상당수의 국민들은 장 의원의 주장에 동의와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고, 불법을 불법이라고 말하고, 부정선거를 부정선거라고 말하며, 그 부정선거에 책임지라고 하는 게 낡은 정치라면 안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는 이런 불법을 용인하는 것인가요?"
"한국 교회, 진보-보수 입장 균형있게 반영해 행동해야"-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시국 미사를 집례하는 것에 비해 개신교의 움직임은 미미한 것 같습니다. 원인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신교의 성직자로서 이 점에 대해 아주 강한 유감을 갖고 있습니다. 천주교와 달리 개신교는 분파가 아주 다양하죠. 그래서 의사를 하나로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최근 개신교회는 성장주의와 물신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급격한 보수화로 이어지고 있지요. 바로 성장주의 물신주의에 깊이 빠져 버린 교회와 이에 따른 교회의 급격한 보수화가 이런 현상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교회의 지형도 유감입니다. 우리나라에 30%의 보수가 있다면, 그에 버금가는 비율의 진보 그리고 중도 세력이 존재하는데, 한국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 보수적인 사람 외에는 기독교를 믿지 말라는 것처럼 보여요. 저는 한국교회의 이같은 이념적 편향이 한국교회의 미래에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현상이 수정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는 훗날 소위 '수구꼴통'들만의 교회로 전락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보수주의자의 하나님이기도 하고, 진보주의자의 하나님이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저는 한국 교회가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균형있게 반영해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예수께서 한국교회를 보시면 어떤 말씀을 할까요. "'아모스서'에 보면 하나님께서 "축제 때마다 바치는 분향제 냄새가 역겹구나, 너희가 바치는 번제물과 곡식제물이 나는 조금도 달갑지 않다, 친교제로 바치는 살진 제물은 보기도 싫다, 거들떠보기도 싫다… (중략)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또 예수께서는 늘 가난한 사람들, 억눌린 사람들, 억울한 사람들, 소위 권력에 의해서 세상 변두리로 밀려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위로하고 그들과 함께하는 삶을 사셨지요. 그런 예수님이 부자나 권력자의 편을 일방적으로 드는 한국교회를 보면 수십 년 동안 공들여 지은 예루살렘 성전을 보며 이 성전을 허물라며 '내가 사흘 만에 다시 짓겠다'고 하신 것과 같은 말씀을 하시지 않을까요?"
금식 중인 목사가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은 성경 구절은...- 박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경 구절이 있다면?"국민들은 부정선거라고 하는데 박 대통령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나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게 돼 있어요. 나중에 진실이 드러나서 망신당하지 말고 처음부터 정직한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박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경 구절은 잠언 12장 19절입니다. '진실한 말은 영원히 남지만, 거짓말은 한순간만 통할 뿐이다.'
현재의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아무리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숨기려 해도 진실을 숨길 수는 없어요. 그래서 지금이라도 진실을 드러내고, 그 진실에 기초해 문제를 풀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또 국민을 탄압한 독재자치고 온전하게 권좌에서 물러난 독재자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박 대통령은 아버지인 박정희와 전두환 등 독재자들이 어떤 종말을 맞았는지 되돌아보면 좋겠어요."
- 어떻게 해서든 이 문제를 정리하고 가야지, 그렇지 않으면 박 대통령 개인에게나 국민 모두에게 불행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맺어야 할까요. "현재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은 보다 진실해지고 정직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박 대통령 사퇴 요구가 종교계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면 이 불길은 들불처럼 번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박 대통령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 자리를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다수의 국민들이 요구하는 선거 부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제도 개혁 등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선 이후 후퇴한 복지 확대나 경제민주화 등 각종 분야의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박 대통령이 이렇게 하면 국민들이 재신임을 할 수 있고 종교계도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상황에서 박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 해야 하는 것은 변화뿐이죠. 다른 길은 없죠."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61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공유하기
"선거 승복·불복 결정은 국민이 한다... 민주당은 아냐"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