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민영화를 비롯한 현 시국을 비판한 고려대 학내 대자보 '안녕들 하십니까'를 읽고 뜻을 모은 학생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시국촛불집회에 참석해 자신이 안녕하지 못한 이유를 적은 피켓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유성호
먼저, 요즘 들불처럼 번지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빌려와 인사 드리자면, 대통령님은 안녕하십니까. 천주교 사제단과 민주당 장하나 의원에 이어 종교계까지 나서 '대통령 퇴진' 요구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면, 분명 그리 안녕하시지만은 않은 것 같은데요.
이 와중에 새누리당의 김무성 의원은 국민들이 아닌 당원 '동지'들에게 '안녕들 하십니까'란 대자보 인사를 남겼더군요. "박근혜 정부가 잘 되어야 국민이 행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습니다"란 충정어린 문구와 함께 말이죠.
그러나, 대통령님이 취임 1주년에 맞춰 자선행사에서 내놓은 질그릇을 400만 원에 샀다는 '친박' 김무성 의원의 글에선 '국민'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국민의 '안녕'보다 대통령과 당원들의 안위를 먼저 챙기는 측근들이 많아 보여 대통령님은 더없이 안녕하실 거란 생각도 들었는데, 틀렸는지요.
최근 대통령님 지지율이 하락세라고 들었습니다. 리서치뷰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잘함 44.3%, 잘못함 48.3%'로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헌데, 좀 더 유의미한 결과는 이게 아니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님을 뽑은 지지자 511명 중 12.9%가 경찰이 국정원 댓글 사건을 사실대로 발표했다면 문재인 후보를 찍었을 것이라 답했다고 해요. 알고 계신가요?
"제가 댓글 때문에 대통령이 됐다는 것이냐"는 대통령님의 말이 어록처럼 떠돌고 있는 지금, 일부 민심은 '그랬던 것 아니냐'고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댓글'은 '대통령 박근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린 것 같은데요.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의 "(기사와) 댓글들을 (대통령이) 말도 못하게 열심히 보신다"는 설명이 더더욱 신빙성(?)을 갖게 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정작, 국민들은 대통령님이 어떤 댓글을 보면서 어떻게 소통하시려는지 가늠할 수도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래서 마련했습니다. 댓글 한 줄보다 더 강렬하게 기억과 잔상에 남을 시청각 자료를 말이죠. 원래 영상의 힘이 꽤나 강력하거든요. 이 영화들 몇 편이면 취임 1주년을 돌아보시며 국정 운영의 철학을 재고하시는 데 꽤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아마, 더 이상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자랑스러운 불통"을 운운해 국민들의 반발을 사는 일도 없을 겁니다.
<그때 그사람들>을 다시 보는 이유, '선친의 전철'이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