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등록말소한 진주 드무실 '남인수 생가'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지만 대문에는 안내팻말이 그대로 있다.
윤성효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이번 결정을 접하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지고 바로잡힌다는 사필귀정의 이치를 확인하면서 문화재청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남인수는 대표적인 친일가수였다. 이와 관련해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대중가수인 남인수의 친일행적이 누구나 그럴 수밖에 없는 당시의 상황을 볼 때 지나친 결정이 아니냐는 주장"이라며 "이 주장에 의하면, '누구나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제에 협력할 수밖에 없었을 당시의 사정을 감안하면 그 당시 살아남았던 우리의 조상은 모두다 친일이 아니냐'는 주장에 그저 실소를 금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주장에 대해 분명히 밝힐 것은 문화재로 지정되었던 '남인수 생가'는 그의 친일행적을 기준으로 따져진 것이 아니라 생가가 맞는지 아닌지의 문제 즉, 진실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는 것"이라며 "문화재로 지정된 그 곳은 남인수가 태어나지도 않았고 자란 곳도 아니었고, 우리가 이 진실의 문제를 밝혀보기 위해 개인사와 가족사, 문중의 내력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지만 그것은 이번의 결정에 하등의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한국 대중가요사에 걸출한 인물인 남인수의 이력을 볼 때 이미 지정된 문화재의 지위를 없앨 필요가 있느냐는 주장이 있지만 이 역시 위의 첫 번째 이유와 같은 맥락으로 즉, '생가'인가 아닌가의 문제이지 대중가요사적 의미를 중심으로 따질 성질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문제일 뿐이다. 오히려 진실이 아닌 '남인수 생가'의 문화재 지위 영속은 두고두고 논란의 중심에서 붙들어 매어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인수의 친일과 관련해, 이 단체는 "어쩔 수 없는 '생존형 친일'이 아닌 그의 행적 때문이다. 당시의 문화계 인사 중에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분들의 영전에 무어라 설명할 수 있을지 이 또한 되묻고 싶다"며 "사회적 위상이 어느 정도 있는 지도층 인사들이 대접은 받고 싶고 의무는 외면한 결과가 바로 국권을 일제에 빼앗긴 게 아닌가? 남인수가 대중 가요계의 '황제'로 대접 받은 만큼의 반만이라도 이 민족의 운명에 대해 바르게 처신했더라면 오늘날 이러한 논란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