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공권력 행사 정당, 민주노총이 성역이냐?"

여당, 철도노조·야당 맹비난... "법 제정말고 '민영화 금지' 공동결의하자"

등록 2013.12.23 11:16수정 2013.12.2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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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철도노조 지도부 검거를 위해 민주노총에 강제진입한 경찰을 '정당한 공권력 집행'이라 두둔했다. 반면, 경찰의 강제진입을 '노동계 탄압'으로 규정한 민주당을 향해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치개입"이라고 맹비난했다. 경찰이 체포영장만을 근거로 민주노총 건물에 강제진입하면서 형사소송법 등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눈 감았다.

정부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으로 불거진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인 '철도민영화 금지'를 법에 못 박자는 민주당의 '철도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내·외법 현실에 맞지 않다면서 일축했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일부 드러냈다. "철도민영화는 없다"는 여야 공동 결의문 채택으로 이번 사태를 매듭짓자는 제안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철도민영화 관련 대국민 간담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불법파업 부추기고 동조하는 야당, 반정부 공동전선 꾸리려는 것"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남소연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상황에 대해 "사상 최장의 불법파업이 진행되면서 국민의 불편과 불안이 커지고 있고 물류대란,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현실을 감안한 (철도)노조 집행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라며 "철도정상화를 위한, 성역 없이 집행해야 할 경제·사법당국의 불가피한 법 집행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이 곧 '철도민영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민주당 등 야당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경찰의 정당한 영장 집행 현장이 민주당과 정의당, 통합진보당 정치인들의 정부 성토장으로 변질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대통령과 국무총리, 장관, 코레일 사장, 여당까지 민영화 없음을 밝혔고 어제(22일) 국토부장관은 자회사의 민간매각시 인허가 취소 방침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안철수 의원 등과 함께 민영화에 반대하는 게 국민의 뜻이라며 헌법체계상 문제가 있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입법화가 불가능한 '민영화 금지법' 제정을 계속 주장하는데 이는 여론을 호도하고 국민의 불안만 가중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황 대표는 "정당한 공권력 투입에 대해 불통정치 운운하며 박근혜 정부를 비토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공공기관 개혁을 근본적으로 거부하려는 것이거나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유도하려는 다른 정략적인 목적에 의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야당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치개입을 중지하고 대신 여야가 철도민영화를 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공동결의를 합의처리함으로써 이 문제를 매듭짓자"고 제안했다.


최경환 원내대표 역시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간부를 검거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불법파업으로 인한 국민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며 "이 과정에서 보인 야당과 민주노총, 시민단체의 행태에 매우 실망했다, 특히 제1야당이 불법파업을 나무라지 못할 망정 철도노조 파업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은 실망을 넘어 절망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불법파업을 부추기고 개입하는 야당과 민주노총, 시민단체의 속마음은 '반(反)정부 공동전선'을 구축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것"이라며 "철도노조나 야당에서 '민영화 금지법'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는 3권 분립에 어긋난다, 법으로 규제할 상황도 아니고 FTA 관련 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또 "(민영화 금지) 법이 아니라 대통령과 집권여당과 확고한 (민영화 금지) 방침이 더욱 더 중요하다"면서 "철도노조가 민영화 저지를 명분으로 파업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고 억지주장에 불과하다, 국민의 발과 경제 동맥을 볼모로 철밥통을 사수하겠다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신뢰 회복하려면 박 대통령 국민과 직접 얼굴 맞대고 설명해야"

다른 최고위원들은 체포영장만을 근거로 민주노총 설립 이후 18년 만에 본부 건물에 강제진입한  경찰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 "그렇다면 민주노총(본부 건물)이 성역인 것이냐"고 따졌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민영화 금지 문구를 법제화한다는 건 (철도노조의) 기득권 지키기에 민주당이 나서서 대못을 박아주는 것"이라며 "영장집행을 방해한 민주노총도 자신들이 치외법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 (민주노총 건물은) 삼한시대의 신성지역인 소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경찰의 강제진입 당시 민주노총 등의 반발에 대해 "공권력이 짓밟히는 일이 있었다"고면서 "설립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역으로 민주노총 사무실은 설립 이후 치외법권 지역으로 있었단 말인가, 성역으로 법 위에 군림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이혜훈 최고위원 역시 "이번 불법파업에 대한 대응은 노동계 탄압이 아니라 노조도 전직 대통령이나 재벌총수처럼 법 집행 앞에서 성역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며 비정상의 정상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은 경찰의 강제진입으로 철도노조 파업 사태가 강 대 강 대치로만 일관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철도노조가 불법파업 중이라 하더라도 협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 전쟁 중에도 다양한 외교채널을 가동해서 적국과도 협상하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라고 주문했다. 또 "정부는 법집행에 있어서는 성역없이 단호하게 하되, 이번 사안에 대한 주쟁점을 국민들이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소통부터 강화하고 다각적인 협상과 대화의 채널을 열어야 한다"면서 "관련 부처들이 손발 맞춰 제 역할을 제대로 담당할 수 있도록 대책팀부터 새로 짜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우택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간담회를 제안했다. 그는 "철도 관련 문제가 신뢰의 문제, 정치의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총리와 장관이 담화문을 내고 아무리 민영화가 아니라고 해도 믿지 못한다면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께서 직접 국민과 얼굴을 맞대고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약속, 원칙, 신뢰로 대통령이 되신 분이다, 일부 야권 지지층의 (민영화) 덧씌우기에도 불구하고 국민과 직접 대화를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묵묵히 바라보는 국민들이 대통령을 지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철도노조파업 #강제진입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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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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