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ABC 심볼마크
아모레퍼시픽
다양한 연상 작용을 일으키는 도안이다. 손가락 위에 놓인 로션? 크리넥스 화장지 모양도 떠오른다. 알파벳 A, B, C 조합 같기도 하다. 화장품 회사로 잘 알려진 아모레퍼시픽의 ABC 심볼 마크 이야기다. 특히 중장년 층에게는 '아모레'하면 떠오르는 익숙한 도안이다.
그만큼 이 도안, 만들어진지 꽤 오래됐다. 1962년 11월부터 쓰였다고 하니, 벌써 반세기가 넘었다. 그런데 이 도안을 만든 사람은 태평양화학공업주식회사(아모레 퍼시픽의 옛 전신) 직원이 아니었다. 다음은 1962년 8월 2일자 한 신문에 실린 상표 도안 현상 모집 광고 내용이다.
1. 세계 수준에 달한 화장품 회사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것.2. 절대적 호평과 신용을 받고 있는 한국 최대 화장품 회사임을 간명하게 표시할 것.3. 참신하고 현대적 감각이 풍기며 간명하고 기억하기 쉬워야 함.당시 아모레 퍼시픽은 "당사 제품의 세계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 특히 이번 영등포의 최신식 대(大)공장 증축을 기하여 새로운 상표(트레이드 마크) 도안을 널리 모집하고자 한다"며 그 해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응모작을 접수했다.
아모레 퍼시픽에 따르면 당시 응모 작품 숫자는 무려 9000점에 달했다고 한다. 9000:1의 경쟁률을 뚫은 주인공은 서희석씨(당시 25세). 당시 서씨가 받은 상금은 6만원, 그 때 시세로 설렁탕 1500그릇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