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마라톤협상 자정께 좌초... 다시 '밤샘 협상' 중

오전 10시 본회의 예정됐지만... 국정원 개혁법,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난항

등록 2013.12.31 00:31수정 2013.12.3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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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국정원 개혁법안과 새해 예산안을 일괄 처리키로 합의한 시한인 30일 자정을 넘기자,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서 대기중이던 의원들에게 여야 협상 진통으로 본회의가 연기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 남소연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30일 내 예산안 처리'는 실패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야가 예산안을 오늘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은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오늘 반드시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31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자정을 불과 20분 남기고서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30일 내내 다양한 채널을 가동, 국가정보원 개혁법안 및 새해 예산안, 주요 쟁점법안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새누리당 최경환·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전날(29일) 협상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여의도의 한 호텔 등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는 등 수시로 협상을 진행했다.

국정원 정보관(IO)의 정부기관 상시출입 금지 법제화 여부 등을 놓고 첨예하게 맞섰던 국정원 개혁특위 역시 새누리당 김재원·민주당 문병호 의원 등 여야 특위 간사 외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투입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새누리당이 사이버심리전단 불법활동 처벌조항 관련 두 가지 안을 민주당에 전달하고, 민주당이 이 중 하나를 선택하는 등 '조문작업'만 남았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정성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99% 합의됐고 1% 문구조정만 남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30일 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오늘 23시경 본회의가 개의될 예정이오니 의원님들께서는 반드시 국회 주변에 대기해주기 바란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진통은 계속 이어졌다. 국정원 개혁법안 처리와 일부 핵심 쟁점 법안 처리를 연계시키면서 민주당 내부의 반발이 불거진 것. 바로 새누리당이 중점처리법안으로 제시했던 '외국인투자촉진법'이었다. 앞서 민주당은 외국인투자촉진법을 특정 대기업 특혜 법안으로 규정, 당론으로 반대하는 상황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도 공개적인 반대의사를 밝혔다. 본회의 처리를 위한 관문 격인 법사위 통과를 어렵게 점치게 한 이유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외국인투자촉진법은 산업통상자원위 소위도 통과 못했고 정무위원회에서 근본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꼼수식으로 넘어온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했다.

결국 여야 원내지도부는 밤 10시께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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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맞댄 정세균-김재원-문병호 국정원개혁특위 정세균 위원장과 새누리당 김재원, 민주당 문병호 간사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국정원 개혁안 처리를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본회의는 내일(31일) 오전 10시로 하고 국정원 개혁특위는 별도의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밤샘 협상'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정원 (개혁법안이) 가장 문제다,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면서 "헌정사 초유의, 국회 주도의 국정원 개혁을 하는 일이라, 역사적 과업이라 쉬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또 "국정원 개혁은 물론이고 국가기관 선거개입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 주도로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외국인투자촉진법과 관련해서도 "당내 이견이 있다, 의총을 통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1일 오전 9시께 의원총회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원내대표는 "누구의 책임도 따질 때는 아니다"면서 '협상 중'임을 강조했다. 그는 "구동존이(求同存異 :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은 점을 찾다)의 자세로 최대한 빨리 공통분모를 찾아내고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현 상태에서 누구를 탓하거나 누구를 원망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국정원 개혁특위 #예산심사 #외국인투자촉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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