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경제 전망 부정확하면 중앙은행 신뢰 위협 받아"

2014년 신년사에서..."양적완화 축소 영향 신속히 파악·대처해야"

등록 2013.12.31 13:55수정 2013.12.3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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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한국은행이 지금보다 경제 전망능력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인해 한국을 둘러싼 대외경제 환경이 급변하는데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총재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금까지 양적완화에 대해 공조체제를 갖춰왔던 미국, 유로경제, 일본, 영국 등 소위 G4가 이제는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변화시킬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신속하게 파악해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정책은 미국의 경제회복 가능성을 의미할 뿐 신흥 경제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미국의 오판에 대한 대비도 당부했다. 김 총재는 "양적완화 축소 결정은 미 경제회복에 대한 판단에서 비롯되었겠으나 아직도 학계 일각에서는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흑자 국가들의 과잉저축으로 인한 세계경제 불균형 가능성도 유의깊게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 forward guidance) 적용에 대한 고민을 말하면서 한은의 경제전망 필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시장에 구두로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가들은 금융위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0에 가까워진 이후 이 방법을 주요 통화정책 수단 중 하나로 적극 사용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사용하면 그만큼 금리 불확실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 유도가 가능해진다 .

김 총재는 "우리도 이것을 오랜 기간 외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면서 포워드 가이던스의 필요성에는 수긍했으나 '경제에 대한 전망이 정확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경제에 대한 전망이 부정확하면 오히려 중앙은행의 신뢰마저 위협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월 한은 기자단과의 워크숍에서도 같은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김 총재는 한은의 고령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현재 약 2200명인 전체 직원 중 절반 가량이 20년 이상 근속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인력구조"라면서 "매우 높은 수준의 근무 규율을 적용해서 생산성을 높여 가는 것만이 고령화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물가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가 저물가나 디플레를 경험할 확률은 매우 낮다"고 단언했다. 그는 "최근의 저인플레 상황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및 곡물가격의 하향 추세에 따른 것"이라면서 "국내적으로는 정부의 무상보육 및 복지정책에도 부분적인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중수 #한은 #한국은행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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