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는 덴마크에 있을까, 폴란드에 있을까?

[서평]김중순이 들려주는 유럽 속 이야기보따리,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

등록 2013.12.31 18:31수정 2013.12.3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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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한 해 마지막 날에 한 번 툭 내던지는 말, 가고싶다 유럽!

뉴욕을 가보지 않았어도 뉴욕을 참 가까운 옆동네처럼 여기듯이 유럽의 곳곳을 들여다보고 나름 신기하고 재밌다며 풀어내는 이야기들도 왠지 모르게 특별하지 않는 이웃 동네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뭐, 보기 나름이다. 그러니까 생각하기 나름이다. 뭘 보고 싶은지에 따라 보이는 폭과 양과 뜻이 달라진다. 생각지 않은 길을 들어설 때면 설레는 마음에 담기는 동네의 냄새며 풍경이며 사람이며 거기 사는 모든 것이 그 무엇보다 새롭고 그래서 괜히 더 흥미롭다.

동서남북 어디나 사실상 평지에 가까운 땅, 이름도 '평평한 땅'이라는 폴란드를 누비고 보고 온 여행자 김중순은 폴란드의 얼굴 바르샤바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만 들어보니, 덴마크처럼 인어의 땅이라는 말을 들려준다. 거 참, 신기하네. 인어가 덴마크에만 있는 게 아니었다니.

몸은 사람이고 다리가 없는 아니 다리가 물고기마냥 꼬리 달린 몸뚱아리인 인어들이 그러니까 자매가 발트해에 살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덴마크에 또 다른 자매는 폴란드에 갔단다. 근데, 폴란드에 간 그 인어는 그단스크를 따라 비스와 강을 거슬러 올라가서 바르샤바 근처까지 왔고. 아차, 거기서 놀던 그 인어가 바르스Wars라는 낚시꾼한테 잡히고 말았는데, 아니 이 낚시꾼이 인어에게 사바Sawa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결혼을 하고 도시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게 바르샤바라고... 그럼 폴란드인은 인어의 후손이야?

찾아보면 참 이야기 많은 유럽 여러 나라 중에서 독일, 폴란드,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이탈리아를 다니면서 20여 지역을 두 달여간 들여다보았는데, 거기 깃든 이야기들을 풀어낸 게 바로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란다.

폴란드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폴란드 수도가 지금이야 바르샤바이지만 1596년 이전에는 크라쿠프였단다. 14세기에 세운 야기엘로 대학이 있어 유럽에서도 손에 꼽는 역사를 자랑하고 그 근처 지역인 바도비체라는 곳에는 교황이 된 카를 보이티야의 첫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 하니 크라쿠프가 바르샤바보다 이야깃거리가 적지 않은가보다.


괴테의 도시라는 바이마르에도 갔다 하고 <양철북>의 탄생지인 그단스크에도 갔고 영국 런던에서 생을 마친 프로이트의 숨결이 깃든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도 갔고, 그렇게 20여곳을 다니며 유럽을 좀 누볐나보다.

숨은 이야기 아니 미처 찾아내지 못해 신기한 유럽 속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들을 풀어낸 책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는 '유럽의 골목길로 떠나는 문화 여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그러니까, 크게 보는 도시 유럽보다는 유럽의 도시에 담긴 이야기랄까 문화랄까 그 지역의 색이 담긴 소식들을 전해준다.

유럽의 발코니라고 부를 정도로 들여다보는 사람의 마음을 환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곳이 독일의 드레스덴이라는데, 2차 대전 때 '검은 양탄자'가 뒤덮듯 미영 연합군의 엄청난 공습이 그땅을 뒤덮어 '융단 폭격'이라는 말이 나왔고 그때 떨어뜨린 폭탄 중 영국군이 쓴 폭탄 이름에서 비롯된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단다. 유럽의 정원은 그렇게 유럽의 블록버스터가 되기도 했다니 뭔가 흥미롭다.

유럽의 이야기를 꽤 많이 담아낸 이 책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가 참 할 말이 많다. 크게 크게 쭉 훓어보고 지나가는 여행기라기보다 유럽문화소식지 같다. 하여튼, 이야기 하나 하나 '재밌네~'하며 들여다보게 하는 이 책. 한번 앉자마자 유럽 이야기 쭉 들여보게 한다.
덧붙이는 글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유럽의 골목길로 떠나는 문화 여행> 김중순 지음. 소통 펴냄, 2011.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 - 유럽의 골목길로 떠나는 문화 여행

김중순 지음,
소통, 2011


#사라예보에서 온 편지 #유럽 #김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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