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샤이, 사페레 베데레, 올린 그리고 나마스테

[서평] 겐샤이...가슴 뛰는 삶을 위한 단어수업

등록 2014.01.02 20:09수정 2014.01.0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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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우리 사회도 그러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격변의 한 해였다. 국회 온 지 1년 만에 국정감사를 두 번이나 치러냈고, 드디어 마흔 수를 넘는 완전한 노총각 신세로 접어든 것.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는 책도 있듯 나에게도 갑오년 한 해부터는 정말 흔들리지 않고 변함없는 한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보통 휴가기간이 주어지는데 작년은 각종 특위와 예결산위원회 업무로 연말까지 내 일상을 저당 잡혔다. 최근 3일 안에 시간이 나서 드디어 나의 변함없는 연인인 책 6권을 손에 쥐어 가슴으로 훑기 시작했다. 나에게 있어 책은 언제나 쉼표이자 느낌표이자 물음표였다. 그러했기에 이번 독서시간은 그동안의 바쁨의 시간들을 보상해주는 위로의 여행기간과 다름없다.


내가 선택한 연인들을 보면 <죽기 전에 한 번은 유대인을 만나라><화엄경에서 배우는 성공비결 108가지><다시 쓰는 국정감사 실무 메뉴얼><관점을 디자인하라><유대인의 비즈니스는 침대에서 시작된다><겐샤이> 등이다. 참고로 선택의 기준은 없다. 그냥 우리는 눈빛으로 통했고 가슴으로 교감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을 뿐이다. 그냥 말없이 사랑만 해주면 그만이다.

겐샤이....나와 남을 평등하게 이어주는 교감의 단어

a  책은 나에게 있어 쉼표요, 느낌표이자 물음표이다.

책은 나에게 있어 쉼표요, 느낌표이자 물음표이다. ⓒ 이정민


그러나 연인이 많으면 탈이 나는 법. 서로가 나를 사랑해달라며 그 많은 페이지를 들이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속전속결로 사랑을 끝내고 그 중에서도 가슴을 뛰게 해주는 마지막 연인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그 연인의 이름은 '겐샤이(Genshai)'다.

겐샤이는 고대 인도어로 누군가를 대할 때 그가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의 단어다. 즉 내가 나 자신을 존중하고 가치 있게 대할 때,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 반영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내가 내 자신을 경멸하고 무시한다면 그것은 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 그대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다.

겐샤이에 비추어 봤을 때 나의 지난 40년은 어떠했던가. 삶은 고해라 했듯 고통의 바다에서 얼마나 남을 업신여기고 자신을 학대하며 살아왔는지 헤아릴 수가 없는 아픔이 밀려온다. 특히 부모님이 모두 떠나가는 아픔을 견뎌야만 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모든 게 다 내 탓이라는 회한에 당시 나 자신을 얼마나 미워하고 학대했는지 그때의 트라우마가 다시 나를 짓누른다. 또한 사회생활에서의 갈등과 반목, 질시와 비난으로부터 홀로 감내해야했던 지난 세월의 무게로 남과 일부러 멀어져야 했던 시간이 나를 억누르고야 만다.


하지만 이제 그 시간들은 억겁의 시간으로 흘러 보냈고 지금은 바쁜 일상에 또 나를 맡기며 새로운 나의 세기를 맞이하고 있다. 겐샤이를 쓴 책의 저자가 그러했듯 이젠 지나간 것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모두 털어내고 이 비밀의 단어인 겐샤이를 내 가슴에 주홍글씨처럼 각인해 삶을 보듬어나가려 한다.

책의 두 번째 단어는 리더의 또 다른 말인 길잡이다. 영어로는 길을 발견하는 사람의 패쓰파인더(Pathfinder)를 썼다. 책에서 그러했듯 리더는 길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길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리더는 그 길의 신호와 단서들을 읽는 사람이다. 리더는 길을 보고 그 길을 보여줄 뿐이다. 우리네 삶이 짧은 여행이기에 리더는 우리에게 적합한 길을 보여주며 여행의 생사고락을 함께해주는 사람인 것이다.


세 번째 단어는 나마스테다. 인사말 종류인 나마스테는 "안녕하세요, 안녕히 가세요, 어서 오세요, 건강하세요, 행복해지세요, 다시 만나요" 등 넓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네팔 말이다. 나마스테는 '당신 안에 신에게 절합니다. 신이 당신에게 준 재능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는 뜻이다. 평등의 의미가 담겨있다. 평화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 차별 없는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다는 뜻으로 나는 풀이했다.

이어 네 번째 단어는 열정, 다섯 번째는 사페레 베데레다. 열정(passion)은 알다시피 인간이 살아야 할 목적과 의미를 찾게 해주는 불꽃같은 단어다. 기꺼이 도전을 받아들이고 그 도전에 불을 지핌으로써 목표에 이르게 하는 소중한 단어인 것이다. 아무리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라도 사명을 갖고 끝까지 임하라는 진취적인 단어 그 자체인 셈이다.

사페레 베데레는 라틴어로 보는 법을 아는 것이다. 단순이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의미를 찾고 통찰력을 키우는 지혜를 의미한다. 부정의 의미를 버리고 긍정의 의미만 찾아내어 나를 한 단계 성숙함으로 이끄는 인생의 키워드다.

영혼을 울려주는 지혜의 단어....삶의 전환점을 만들다

이밖에도 책은 겸손(humilty), 영감(inspire), 공감(empathy), 코치(coach) 올린(olin), 진실성(integrity)이라는 지혜의 단어를 가슴에 새기라고 강조한다. 즉 한 마디로 풀어 엮으면 겸손한 마음으로 공감을 하고, 항상 코칭하는 자세로 영감을 불어넣으라는 메시지다. 그리고 고대 아즈텍원주민의 단어인 올린, 즉 천둥을 뒤흔드는 담대한 도전정신으로 진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라는 아포리즘이다.

책은 말한다. 가슴을 울리는 하나의 단어가 삶을 바꾼다고. 마음에 밑줄을 긋는 긍정의 단어가 일상을 바꾼다고. 앞서 언급한 11개의 단어 중에 단 한 가지 만이라도 가슴에 새긴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새로운 전환점에 다가선 것이라고. 삶은 꼭 성공한 사람만의 것이 아닌 성공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을 만드는 것 자체가 성공 그 자체라고 책은 되새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언급한다. 진정으로 마음을 연다면 타인의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산다는 것은, 그저 목숨만 유지한 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제대로 찾아가기 위해 주어진 생명이 다할 때까지 온 마음을 다해 열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덧붙이는 글 이정민 기자는 국회 문병호 의원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겐샤이 #화엄경 #나마스테 #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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