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박희태 국회의장의 여비서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012년 1월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직무를 본뒤 국회를 나서기 위해 차량에 오르고 있다.
유성호
'돈봉투' 박희태(76) 전 국회의장이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컴백했다.
새누리당은 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의장을 상임고문으로 위촉, 의결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박 전 의장이 2008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로 유죄 판결까지 받았다는 점이다. 박 전 의장은 당시 전당대회 직전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을 통해 같은 당 고승덕 전 의원실에 3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또 1심과 2심에서 모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장은 이명박 정부 말기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 사건은 총·대선을 앞두고 혁신 작업에 매진하던 새누리당에게 '악재 중의 악재'였다. 박 전 의장은 국회의장 신분으로 '무(無)당적' 신분이었지만 새누리당에서 6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대표까지 역임했다. 이를 두고 '친이계(친이명박) 죽이기'라는 당내 논란까지 겹치며 해묵은 친이-친박 계파갈등이 임계점으로 치달았다.
때문에 새누리당은 이 사건을 즉각 검찰에 수사의뢰하는 등 박 전 의장의 '결자해지'를 바랐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당시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박 전 의장은 "문제가 된 이 사건은 4년 전의 일이다, 저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각에서 제기됐던 '국회의장 사퇴 요구'도 일축하며 '총선 불출마' 입장만 밝혔다. (관련기사 :
"나는 '돈봉투' 모른다... 총선은 불출마")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박근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국회 문제이므로 여야 원내대표들이 조속히 현명하게 처리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만큼 새누리당이 약속했던 정치쇄신에 역행하는 모습으로 비춰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년 만에 새누리당은 박 전 의장을 당의 '어른'인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면서 정치쇄신 역행의 꼭지점을 찍었다.
새누리당이 지난 총·대선을 앞두고 개정한 당헌·당규이나 윤리강령에도 위배된다.
새누리당 당원규정 7조는 '공사를 막론하고 품행이 깨끗한 자', '과거의 행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지 아니하는 자'로 당원자격심사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공정경선 의무를 명시한 윤리강령 13조에는 "당직 또는 공직후보자 경선에 출마하는 자는 공정한 경선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하며"라며 "금품이나 향응을 주고받는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할 행위 첫 머리로 올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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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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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박희태 전 국회의장, 새누리당 상임고문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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