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정당해산심판, 28일 첫 공판 시작

통합진보당측, "너무 촉박... 서두르는 이유 이해할 수 없다" 반발

등록 2014.01.15 17:50수정 2014.01.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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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사건에 대한 두번째 준비절차기일에 주심인 이정미 재판관이 소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및 정당활동정지 가처분 사건에 대한 두번째 준비절차기일에 주심인 이정미 재판관이 소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헌정사상 최초로 제기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청구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첫 공판이 설 연휴 직전인 오는 28일 열린다.

헌재 수명재판부(재판장 이정미 재판관)는 15일 오후 2시에 열린 2차 준비기일에서 준비절차는 두차례로 마치고 14일 후인 28일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첫 변론기일을 열기로 결정했다. 통합진보당 측 변호인들은 기일이 촉박하다며 반발했지만 수명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준비기일은 헌재판관 3인(이정미·서기석·김창종)으로 구성된 수명재판부에서 진행했지만 28일부터 시작하는 변론기일부터는 9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서 진행한다. 이정미 재판장은 "첫 변론기일은 지금까지 준비절차 결과를 상정하고 쌍방 대리인의 주장을 듣는 절차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준비기일 후반부에 첫 변론기일을 정하는 과정에서 재판부와 법무부(청구인)-통합진보당(피청구인) 대리인 사이에 논쟁이 있었다. 통합진보당 측 이재화 변호사는 "1월 7일자로 제출한 청구인의 준비서면이 분량이 방대하고 새로운 주장이 많다, 추가로 제출한 증거도 500개 정도라서 검토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기일을 좀 넉넉히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재판장이 "1회 변론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하게 될 것"이라며 28일을 첫 변론기일로 하려는 뜻을 표하자 통합진보당 측은 반발했다.

이 변호사는 "28일이면 사실상 피청구인 쪽에서는 방어권을 행사하지 말라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게 헌법상 최초로 하는 판결인데 이렇게 서둘러서 하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 날짜에 하려면 1월 7일자 청구인 측 서면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하고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법무부 측 대리인 정점식 검사(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TF 팀장)는 "1월 7일자 서면은 기본적으로 (통합진보당의) 진보적 민주주의 부분에 대해 보다 상세한 내용을 주장했을 뿐이지 새로운 쟁점을 주장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재판장은 법무부 쪽에는 "피청구인 쪽에서 보다 상세한 검토를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니까 1월 7일자 서면은 다음 변론기일에 진술하는 것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반대로 통합진보당 쪽에는 "1월 7일자 나도 읽어봤는데 물리적으로 그렇게 불가능하기까지 한가는 (피청구인쪽에서) 좀 더 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양쪽을 타일렀다. 그러면서 결국 첫 공판은 28일로 잡혔다.

심판 절차·증인 채택 등 민감한 쟁점 모두 전원재판부에서 결정하기로


한편 헌재는 이번 심판에 형사소송법 절차와 민사소송법 절차 중 어느 쪽을 적용할지에 대해 전원재판부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준비절차를 통해 제출된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소위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 조직) 사건의 수사·재판기록을 증거로 사용할지, 신청한 증인을 채택할지 등 역시 전원재판부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전원재판부는 적용 절차에 대한 판단부터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통합진보당 측 소송대리인단은 '이번 소송이 형사가 아닌 민사소송 절차를 준용하는 한' 헌법재판소법 제40조 제1항이 위헌이라며 헙법소원(한정위헌)을 제출한 상태다. 또한 정당해산 가처분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57조에 대해서도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법무부는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과 북한 노동당 대남공작원 출신인 곽인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참고인으로는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상겸 동국대 법학대학장, 유동렬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등을 선정했다.

통합진보당은 참고인으로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태호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창현 국민대 교양과정부 겸임교수 등을 선정했다.

이날 준비기일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석해 방청석에서 지켜봤다. 반면 헌재 앞에는 보수단체 회원 백여 명이 모여 헌재의 조속한 해산 결정을 촉구했다.
#정당해산 #헌법재판소 #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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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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