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인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
온케이웨더㈜
- 현재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현황은?"신재생에너지산업은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1년부터 어렵단 얘기가 나왔지만 2012년과 지난해에는 특히 더 어려웠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어렵단 얘기가 나왔어도 성장세는 유지됐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이 어려운 데에는 국내·외 요인들이 있다.
일단 국내 신재생에너지 비중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태양광이다. 태양광 분야는 2011년부터 중국 업체들이 몰리면서 공급이 과잉됐다. 또한 태양광시장 중 가장 큰 곳이 유럽이었는데 경기가 침체되면서 시장이 축소됐다. 공급과잉과 유럽시장 위축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세계시장이 어려워졌고 국제경쟁도 치열해졌다.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속도 자체가 선진국에 비해 빠르지 않다. 국내 시장이 산업에 비해 빠르게 크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산업은 2007년에 비해 2012년까지 5년동안 매출 10배, 수출 8배, 고용이 4배나 성장했다. 현재는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는 조정기로 보인다. 충분히 상황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어느 정도인가."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 대비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은 1.4%에 불과하다. 반면 독일은 20.4%, 덴마크는 40.3% 등으로 지난 20여 년 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크게 늘었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원전과 화력발전 설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다.
우리나라는 '2003년 제2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이후 정부에서 보급과 산업육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재생에너지 산업이 어려움을 겪으며 선진국에 비해 보급 속도가 느렸다. 보급여건이나 조건이 불리한 것도 있고 수용성 문제도 작용했다."
"재생에너지 사업자들, 이익 공유하는 노력 필요해"- 수용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려면 수용성을 높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원자력발전이나 화력발전은 국가 주도로 설비가 된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가 주도로 하는 사업도 수용성이 받혀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밀양 송전탑 사태가 그 예다.
재생에너지 산업은 대부분 민간이 하는 사업이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는 사업에 비해 주민반대나 지자체의 반대가 심하면 사업진행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된다. 또한 재생에너지 보급에는 재원이 많이 든다. 이는 고스란히 시민들이나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온다. 소비자들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우호적 태도가 없기 때문에 회피하게 되는 것이다. 반면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시민들은 부담이 늘었지만 재생에너지 보급을 옹호하고 있다.
다른 에너지시설에 비해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나 에너지 안보에 도움이 되는 설비이기 때문에 장려돼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자신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되지 않으면 부정적 인식을 갖는 경우가 많다. 지역 내 풍력발전이 돌아가는데 이익은 외부로 가거나 누군가가 독점하고 있는 등 정서적 반감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업자들은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에서 얻는 이익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재생에너지산업 중 국내에 적합한 분야는?"발전설비 비중면에서는 태양광이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고 발전연비로 봤을 땐 풍력이 태양광보다 많을 수 있다. 큰 틀에서 재생에너지 산업은 태양광과 풍력위주로 가는 것으로 정부가 방향을 잡았다.
이전엔 폐기물에너지, 해양에너지의 비중도 높았는데 환경문제들로 인해 계획이 많이 축소됐다. 현재 태양광이 발전단가도 많이 떨어지고 수용성 측면에서도 큰 제약이 없어 발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 재생에너지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데."풍력은 조선산업을 이어 나가고, 태양광은 반도체 산업을 이어갈 수 있다. 산업의 속성과 요소·기술들이 중복되는 게 많다. 조선산업의 기술적 우위와 반도체산업의 기술적 우위를 잘 활용한다면 풍력과 태양광 산업은 발전해 나갈 수밖에 없다. 또한 산업이 커지려면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내수시장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보급이 중요하다.
지금껏 시행착오를 겪고 학습을 하면서 올라왔다면 이제는 국내 보급을 위한 제도 개선이나 상황, 보급여건 등을 잘 파악해야 한다. 이미 산업계는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면 뭘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정부가 발을 빼지 않고 과거처럼 적절한 지원을 한다면 국내보급이나 산업 육성면에서 훨씬 더 빠르게 도약할 수 있다."
"'유망할까?' 전망 운운할 때 아냐... 이미 세계적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