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형 시민기자.
-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는 첨예하게 찬반이 나뉘는 경향이 있다. 혹시 기사가 나간 뒤 가슴 아팠던 반응이 이었다면? "동물권을 다루는 글이나 영상에 대한 반응은 대략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무관심. 좋고 나쁨을 떠나 관심 자체가 없는 거죠. 그냥 '남의 일'인 겁니다. 두 번째는 격한 공감이구요. 보통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죠. 세 번째는 소위 안티주의입니다. "동물이 감히" 이런 생각이죠. 그들에겐 인간의 애정 어린 배려조차 아깝고 분수에 넘친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반응에는 물론 동물만 귀하게 여기고 사람에게는 기본적인 배려조차 하지 않는 위선적인 일부 동물애호가들의 책임이 큽니다.
그런데 <오마이뉴스>에서 제 기사에 대한 반응은 앞에 언급한 첫째, 둘째 반응이 대부분인 것 같습니다. 신문사 성향상 "억압과 폭력은 부당하다"에 동의하는 분들이 주로 찾으시는 매체라서 세 번째 반응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공감하시는 분들의 심리는 대체로 비슷한 것 같아요.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동물의 처우를 알려주어서 고맙다"는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은 따로 쪽지를 주시거나 일부러 제 블로그에 찾아와서 안부를 남겨주시더라구요. <오마이뉴스>에서 가슴 아팠던 반응은 없었어요."
- 시민기자를 하면서 특별한 경험이 있다면. "특별한 경험까지는 아니고, 제 생각과 글이 신문을 통해 알려지니까 너무 감사하고 보람을 느껴요. <오마이뉴스>에서 다뤄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죠. 기사를 쓰기 시작하면서 일상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혹시 나중의 기사를 위해 자료로 쓰려고 사진으로 담아두는 버릇이 생겼어요. 그리고 시간 관리에 더욱 철저해졌죠.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다 보면 시간이 항상 부족하니까요."
사람도 살기 힘든데 동물까지?... 이건 아니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좁은 인간관계 탓에 제 활동이 주변에는 특별히 알려지지 않았어요. 다만 제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있어요. 그 친구는 학생 운동권 출신인데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 친구의 권유가 컸죠. 가족 중에는 엄마께서 응원을 해주세요. 반려동물과 함께 살다 보니 엄마도 동물의 처우에 많이 공감하시는 편이거든요."
- <오마이뉴스> 기사 중 주로 많이 보는 기사는 어떤 것인가요, 또 생각나는 시민기자가 있다면? "특별히 주제를 가리지는 않구요. 특히 기억에 남는 시민기자는 김경식님입입니다. 동물의 처우와 사람의 처우 모두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시는 그분의 노고에 감동을 받거든요. 최근 그 분의 기사 중 '
개XX가 왜 전철을 타? 저 XX가...' 를 보고 너무 마음이 아파서 울었어요. 그 분 기사를 읽다 보면 울컥해서 사무실에서 몰래 읽을 때는 눈물이 날까봐 걱정도 돼요."
- 지금껏 쓴 기자님의 기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기사가 있다면?"다른 기사보다 반응은 적었지만
'12개월 할부로 강아지 한마리 들여가세요?' 입니다. 그 기사의 배경은 자신의 반려견의 이름을 따서 펫숍 상호를 짓고 개, 고양이를 팔기 시작한 대형마트 대표에 대한 분노입니다. 그 사람이 운영하는 펫숍 체인(이마트 몰리스 펫숍)은 '가족'이라는 이미지와 기존 펫숍과 차별되는 고급스러운 시설, 서비스로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동물자유연대에서 몰리스 펫숍의 개, 고양이 판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때 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조차 상당수가 대형마트에서 개, 고양이를 파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시설과 서비스가 좋으니 기존의 로드숍(서울 충무로에 밀집한 애견숍들) 펫숍보다는 낫지 않겠냐고 반응하는 걸 보고 너무 안타까웠어요.
제가 분노한 건 자신의 반려견을 앞세워 '가족'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고 동물을 판매하는 것을 미화한 기만적인 행위죠. 해당 마트에서 주장하는 데로 '선진 반려문화 성숙을 위해 노력한다'면, 당장 동물판매를 중단하고 유기동물 입양 산업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 쓰고 싶은 기사는 어떤 것인지요?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동물 관련 이야기는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이 많아요. 물론 그럴 수밖에 없어요. 약자에 대한 처우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니까요. 저는 성격이 무미건조한 편이라서 그런 글에는 재능이 부족합니다. 저는 제 기사의 독자들에게 "동물이 불쌍하다"는 감상에 머물지 않고,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현실 고발에 머물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쓰고 싶어요.
제가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바는 제 기사를 통해 많은 분들이 동물의 처우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현 제도를 바꾸기 위해 전방에서 싸우는 국내외 동물보호단체들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국내외 동물보호 시민단체들은 시민의 후원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현실을 바꾸려면 더 많은 분들의 후원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저는 제 글을 읽고 더 많은 분들이 그런 시민단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를 바라요."
- 그밖에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데 무슨 동물까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인류가 진보할수록 동물권 문제는 앞으로 꾸준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는 간디 선생의 명언은 동물만 염두에 둔 말이 아닙니다. 사회에서 최약자인 동물까지 배려하는 사회가 인간을 배려하지 않을 리 없으니까요. 인간을 위하는 일이 결국 동물을 위하는 일이고, 동물을 위하는 일이 인간을 위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저 자신부터 이런 믿음을 실천으로 옮겨 공허한 지식에 머물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가입하러 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늘 자유를 꿈꾸는 철없는 남편과 듬직한 큰아들, 귀요미 막내 아들... 남자 셋과 사는 줌마. 늘, 건강한 감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남자들 틈바구니 속에서 수련하는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