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베토벤 등 역대 작곡가들이 거쳐간 '빈 소년 합창단'. 순수한 소년들의 맑은 음색이 일품이다.
크레디아
빈 소년 합창단이 <빈 소년 합창단 내한공연>으로 국내 투어공연 중이다.
연 300회의 공연을 하고 전 세계 클래식 공연의 신호탄 격인 빈 신년음악회에 매해 출연하는 등 여느 성인 음악가들보다 더 인기 있고 바쁘게 활동하는 빈 소년 합창단. 지난 520여 년간 베토벤, 슈베르트, 하이든, 모차르트 등 유럽의 작곡가들이 단원으로, 지휘자로, 작곡가로 참여한 유서 깊은 단체다.
100명 가량의 단원이 안톤 부르크너, 요제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프란츠 슈베르트라는 4개 단체로 나누어 공연하며 전 세계에 천상의 소리로 감화를 시킨다. 이번 공연은 특히 2012년 빈 소년 합창단 최초의 여성 지휘자이자 동양인으로서 처음으로 발탁된 김보미 지휘자와 함께 그녀가 맡고 있는 모차르트 팀이 내한해 큰 기대를 모았다.
소년들의 미성에 빠져들다1월 17일 경기도 구리 구리아트홀, 19일과 20일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을 마치고, 21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아람누리극장에서 공연한 빈 소년합창단은 그야말로 맑은 순수의 향연을 들려주었다. 1부는 유럽 성가곡, 세계 각국의 민요들에 아리랑까지, 2부는 오스트리아 빈의 정통왈츠와 앵콜은 우리나라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뽀로로' 주제곡까지 경건함과 경쾌함을 넘나들며 공연 두 시간 동안 지루할 틈 없이 소년들의 미성의 세계로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이날 공연의 첫 곡 프랑수아 쿠프랭의 <기뻐하라>중 3성부 모테트 공연은 어린 학생들의 학예회 같았다. 하지만 다음 곡 미하엘 하이든의 <우리의 영혼>과 특히 요제프 하이든의 <터무니없고 헛된 걱정들>에서부터 그런 잠깐의 얕보는 마음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후 대부분의 작품들이 소년들의 서로 조화되고 공명된 음색 위에서 독창, 이중창, 삼중창의 협연 식으로 연주됐다. 협연하는 소년들의 뛰어난 기량과 잃지 않은 순수함에 매료됐다.
하이든 작품에서는 전형적인 바로크 음악에서 보여주는 질풍노도(독어:Strum und Drang)가 느껴졌다. 다음 안토니오 칼다라의 <나는 생명의 빵이로다>, 요한 요제프 푹스의 <성모 마리아 찬송가 K.257>,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무한한 우주의 창조주를 경배하는 그대, 칸타타 K. 619>까지 평소 듣기 힘든 유럽 성가곡들을 노래하는 소년들의 표정이나 호흡선, 들썩이는 어깨 등에서 깊은 열정과 순수함이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