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인터넷전화 '스마트070' 앱. 아이폰용(왼쪽)은 지난해 9월 28일 이후, 안드로이드용(오른쪽)은 지난해 8월 20일 이후 업데이트하지않고 있다.
김시연
진공관 수출업을 하는 A씨는 지난 한 달 사이 주문 전화가 뚝 끊겼다. 지난해 2월부터 LG유플러스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서비스인 '스마트070'을 이용해 해외에서 전화 주문을 받아왔는데 지난달 초 스마트폰을 최신 운영체제(OS)로 업그레이드한 뒤 그만 '불통'이 되고 만 것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항의했지만 안드로이드 4.3 이상 버전에선 앱을 사용할 수 없고, 업데이트 계획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결국 A씨는 1년 가까이 유지해온 전화번호 때문에 구형 스마트폰을 따로 구입해야 했다.
유료 모바일 인터넷전화, 4년 만에 퇴출 위기스마트폰을 070 인터넷전화기처럼 쓸 수 있는 통신사 모바일 인터넷전화 앱들이 요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등 문자메시지는 물론 음성 통화까지 무료로 쓸 수 있는 앱들이 인기를 끌면서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급기야 통신사에서 모바일 070 유료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앱 업데이트를 차일피일 미뤄 기존 가입자들의 불만만 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0년 11월 '070 모바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와이파이(무선랜) 존에서 기존 070 인터넷전화망을 이용해 통화하는 서비스로, SK텔레콤, KT 등 타사 가입자도 운영체제(OS)에 상관없이 스마트폰에 앱만 설치하면 사용할 수 있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달 기본료 2000원에 기존 LG유플러스 070 인터넷전화 가입자들과 무료 통화가 가능하고 휴대폰으로 통화할 때도 10초당 11.7원으로 기존 이동전화 요금(10초당 18원)보다 쌌다. 상대방이 국제전화를 걸 때 요금도 1분당 5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문제는 이들 모바일 인터넷전화 앱들은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에 맞춰 앱을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는 2012년 4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스마트070'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존 '070모바일' 서비스는 중단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스마트070은 음성뿐 아니라 영상통화도 가능했지만 기존 서비스와 전화망이 달라 '번호 이동' 등 호환이 되지 않았다. 급기야 LG유플러스가 이듬해 4월 '070 모바일' 서비스 신규 가입과 앱 업그레이드를 중단하자 가입자 불만이 속출했다.
지금도 서비스 자체는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기존 가입자들은 새 스마트폰으로 바꾸거나 최신 운영체제로 업그레이드하면 서비스를 더는 이용할 수 없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렇다고 스마트070으로 갈아타면 기존 번호를 계속 유지할 수 없다. 현재 남아 있는 '070 모바일' 가입자는 1만5000명에 이른다.
새 단말기-운영체제 지원 안해... "다운그레이드하거나 해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