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성 "단일화? 오거돈 몰라서 하는 말"

[부산시장 후보 연쇄 인터뷰 ①] 이해성 민주당 예비후보

등록 2014.02.08 19:37수정 2014.02.0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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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장하는 통큰 단일화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오 전 장관이 "보수적이어서 민주당 성향이 아니다"면서 "오 전 장관을 민주당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후에 알게되면 지금의 지지율도 내려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주장하는 통큰 단일화에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오 전 장관이 "보수적이어서 민주당 성향이 아니다"면서 "오 전 장관을 민주당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후에 알게되면 지금의 지지율도 내려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민규

이해성(60)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를 인터뷰하러 간다고 하자 한 정치권 인사는 "이 후보가 스펙 하나는 부산 민주당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MBC 경제부장을 지냈고, 참여정부 초대 홍보수석을 역임했다. 이후에도 한국조폐공사 등 여러 기업을 이끌었다. 화려한 이력의 오점이라면 그가 부산에서 민주당 국회의원, 구청장에 도전해 번번히 이기지 못하고 있다는 정도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부산시장에 도전한다. 상황은 이전보다 더 좋지 않을 수도 있다. 이 후보가 민주당 시장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고 결국 후보직을 사퇴할 거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인터뷰 장소는 그가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부산 동구 산복 도로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6일 부산은 흔치 않게 눈이 쏟아졌고 산을 휘어감아 만든 산복도로를 달리는 차는 힘겨워 했다. 스파게티보다는 잔치국수를 팔아할 것 같은 느낌의 오래된 동네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생소했다.

"우리 동네 사람들이 아니라 외지 사람들이 와서 먹게하려고 만든 거에요."

오래된 동네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후보가 한 말이었다. 부산시장이 돼서 그가 하려는 목표의 축소판인 셈이다. 그는 "놀고 벌자"는 솔깃한 이야기를 했다. 스팸 메일에서나 자주 발견할 수 있는 허황된 소리 같지만 그의 계획은 구체적이었다. 그는 북항이 신항으로 이전할 부지에 대형 놀이공원이나 돔구장을 유치해 외국인이나 외지 사람들이 와서 쓰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일까.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그가 만든 명함 문구에는 "같이 법시다"란 글씨가 크게 새겨졌다. 하지만 같이 하기 힘든 게 있었다. 바로 단일화.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외치는 이른바 '통큰 단일화'에 그는 "오 전 장관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민주당 성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인터뷰에서 그가 한번 더 단호해졌을 때는 페이스 메이커라는 말을 반박할 때였다. 그는 "아무 기록도 없는 현재 몇등인지도 모르는 꼴찌끼리 무슨 페이스를 조절하나"며 "힘을 다해 뛰어야지 경선이 흥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영춘 부산진갑 위원장과의 당내 경선에서도 승리하고 본선에서도 승리를 따내겠다는 계획이다.


"부산독립"을 외치는 그는 떠나는 부산이 아닌 돌아오는 부산을 만들고 싶어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권력 교체가 필요하다. 정치적 독립이 아닌 경제적 독립을 실현하겠다는 그는 실행을 위한 '부산독립펀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선거 예비후보와 한 인터뷰 전문.


"노무현 만나 부산에서 정치 시작"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6일 오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협동조합 '산만디사람들' 앞에 섰다.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6일 오후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협동조합 '산만디사람들' 앞에 섰다. 정민규

-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정치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정치를 시작하게 됐나?
"노무현과의 만남 때문이다. 멋쩍지만 사회와 정의를 구현한다는 생각에서 기자를 천직으로 알았다. 그런데 정치부 기자 생활을 할 때 민주당을 출입하며 1994년 원외 최고위원을 맡았던 노 대통령을 만났다. 고향 선배이기도 했는데 처음에 이런 선배가 있구나란 인상을 받았다. 그렇게 드문드문 연락을 하다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이 된 노무현 대통령을 경제부장이 돼서 만났다.

여의도에서 점심을 먹자고 해서 다른 기자들과 함께 보는 줄 알았는데 혼자만 나왔더라.낮술도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대통령 출마를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부산을 어떻게 발전시킬건지, 부산항을 어떻게 할 건지 말하면서 부산이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로 커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정치 지형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다 내가 북경 특파원으로 있을 때 대통령이 돼서 연락이 왔다. 초대 홍보수석직을 제안했다. '나는 북경에 있어서 노무현 대통령을 찍지도 못했고 좋은 기자로 남겠다'고 거절했는데 세 번을 부탁하더라. 뒤에는 설 전에 결정해 달라고 독촉하는데 이 정도로 부른다면 내가 이 정부에 필요한 사람이겠다 생각했다. 또 50년 동안 사회에서 받은 걸 돌려줄 때가 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젊은 날에 경멸하던 정치지만 인생을 걸어볼 만도 하겠다는 생각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노 대통령이 나중에는 부산 중·동구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여소야대 형국에서 대통령 하기 어렵다는 걸 알았고 일하는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노무현 대통령에 맞게 국회를 바꿔야 했다. 참여정부의 성공에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로 이미 선택한 길을 걷지 않을 수도 없었다."

- 하지만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신뢰를 못 줘서 그렇다. 실력이 없어 보이고 기본 지역 정서도 있다. 부산 시민들은 민주당 중앙당을 보고 우리를 판단하는데 우린 지역에 국회의원이 많이 없지 않나. 국회의원 되어야 평가를 받는데 다른 데서 생업을 하다가 선거 때만 되면 오니까 믿음직스럽지 않고 중앙당이 하는 건 부산 사람 눈에는 매일 반대만 하는 것 같아 보일 거다. 이념적으로도 좌편향됐다고 바라보는데 정작 민주진영에서 민주당은 DJ 계열과 노무현 계열만 남았다고 같은 식구라는 생각을 안 한다. 하지만 야권에서 문재인과 안철수가 새롭게 거론되고 우리 당도 북한 인권법을 거론하는 등 인식이 바뀌고 있다."

-이 위원장을 경선 흥행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페이스 메이커라는 건 세계 기록을 지닌 정도의 사람이 페이스를 조절하려고 들어가는 거지 아무 기록도 없는 현재에서 몇등인지도 모르는 꼴찌끼리 무슨 페이스를 조절하나. 힘을 다해 뛰어야지 경선에 흥행하는 것이다. 없는 집에서 거들먹거리면 얼마나 우습나. 그런 방식은 유치찬란하고 구시대적이다."

- 야권이 전반적으로 시원치 않다보니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말하는 이른바 '통큰 단일화'에 민주당도 참여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거돈 전 장관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관료로서 성적이 좋고 훌륭한 분이고 부산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결정적인 한계가 있다. 성향이 보수적이어서 민주당 성향이 아니다.2004년 열린우리당이 전략 공천을 했지만 선거 중에 노란 옷을 입지 않게 하고 열린우리당이란 말도 쓰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했는데도 허남식 시장에게 졌다.

그런 뒤에도 참여정부에서 장관까지 했다. 뒤에 또다시 나와서도 같은 과정을 거쳤지만 23퍼센트 득표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두 번 출마한 건 민주당이 불러서 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이제는 민주당으로 안 된다고 말하며 다른 데서 나를 추대하라고 하는데 그걸 민주당 사람들이 동의하겠나. 어렵다고 본다. 아직도 오 전 장관을 민주당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유를 알게되면 지금의 지지율은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이 제 목소리내야... 스스로 잘사는 부산 만들겠다"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다. 참여정부 초대 홍보수석을 지낸 그는 "참여정부 성공에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그가 국회의원과 구청장에 도전했던 부산 동구는 노 전 대통령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이해성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정치를 시작한 이유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다. 참여정부 초대 홍보수석을 지낸 그는 "참여정부 성공에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그가 국회의원과 구청장에 도전했던 부산 동구는 노 전 대통령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정민규

- 시장 출마를 선언했으니 부산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지금 부산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못사는 거다. 사람들이 떠난다. 우리가 못사는 이유가 뭘까. 우리가 가진 자산을 못 써서다. 산업구조는 시대적인 흐름을 타고 세계적인 발전을 하는데 우린 아직도 신발과 합판 만들던 그때에서 발전을 못했다. 지금 고작하는 게 아무 데나 공장짓겠다는 거 아닌가. 시가 돈이 없으니 아파트 짓고 분양해서 땅값 받고, 임대료 받는 게 수입원이라 생각하는데 거기서 받아가는 돈도 정작 서울의 재벌로 간다. 부산에 본사가 있는 백화점이 없지 않나. 이래서는 안된다.

부산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부산항이라는 엄청난 자산과 유라시아 철도의 시·종착역인 부산역, 낙동강이 그냥 버려져 있다. 이곳을 부산 사람의 필요에 맞게 써야 한다. 부산항(북항)의 기능을 신항으로 보내고 북항에는 특수문화관광단지를 만들어서 크루즈선을 타고 외국인들이 오게 해야 한다. 부산시는 오페라하우스를 짓겠다는데 그게 아니라 세계최고 수준의 디즈니랜드와 돔구장 같은 걸 유치해서 한 사흘 놀고 가야만 하는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그럼 항구에서 하역하는 것보다 생산성이 높아지고 주변에는 호텔과 상가, 음식점이 만들어질 것이다. 지금 부산사람들은 놀이공원 가려 해도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로 간다. 이제는 부산 사람은 남고 다른 사람은 오게 해야 한다."

- 건물을 짓는 것 말고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방법은 없나?
"새누리당은 대기업을 도와주자고 한다. 재벌이 잘 사면 그 낙수효과로 물 받아먹고 살라는 말인데 우린 자발적으로 같이 잘하자는 거다. 스스로 작은 힘을 키우자는 말이다. 마을공동체가 그 대안이다. 마을공동체를 만들면 젊은이들의 주거 환경도 좋아지고 노인들의 고독사도 사라지게 된다."

- 그렇게 하기 위해서 부산의 권력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인가?
"허남식 시장도 이런 생각을 안 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못한다. 그 이유는 새누리당 사람들에게는 중앙당과 정부의 명령과 정책에 반대하는 유전자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번 중·동구 국회의원 선거할 때 정치 쇄신 차원에서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이 공천을 못 받을 거라고 하니 4명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그런데 정의화 의원이 단독으로라도 나가겠다고 하니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 안 될까봐 다시 정의화 의원을 공천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에서 공천을 신청한 나성린 의원은 부산진갑으로, 손숙미 의원은 부천으로, 현영희 의원은 비례대표로 보내줬다. 그런 사람들이 어떻게 중앙당을 거부하겠나. 그래서 독립을 하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이다. 부산 출신 서울사람이 아니라 부산을 생각하는 부산사람으로 바꾸어야 한다."

- 그 사람이 꼭 이해성일 이유가 있나?
"나는 부산 사람이 스스로 편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거다. 그래서 결국 부산을 스스로의 힘으로 잘 살게 해서 떠난 사람들이 돌아오게 하겠다. 제가 말하는 것은 놀고 벌자는 거다. 제조업 중심이 아니라 70퍼센트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데 그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 수 있게 하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부모님이 객지에 나간 자식에게 부산에 일이 많아진다고, 이제 집에 오라고 말하는 세상을 만들겠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해나갈 계획인가?
"일단은 투트랙으로 대중들에게 나를 알리고 당내 경선에 대비하겠다.  제일 큰 것은 독립기금을 만드는 계획이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재단을 만들어 총대를 멜 것이다. 부산 인디펜던스 펀드를 통해 1차적으로 체인징(변화) 부산 펀드로 선거에서 이기고 2차는 디벨롭(발전) 펀드로 변화를 만들겠다."
#이해성 #지방선거 #부산시장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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