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가 민주당 박완주 의원실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를 기점으로 앞으로 22곳의 대형마트가 더 들어설 전망이다
김영욱
대중소 유통업계 간 상생을 위한 유통산업발전협의회(현 유통산업연합회)가 지난 2012년 11월 출범할 당시, 양측은 상생도모 차원에서 신규 출점 자제를 약속했다. 또 양측은 지난해 11월 14일부터 나흘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유통산업주간'에서도 대형업체와 중소 유통업계 간 상생을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모두 5건의 상생발전안(MOU)에 합의했다.
겉으로만 본다면,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이 사이좋게 함께 커나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진 셈이다. 더욱이 협의회 출범부터 MOU가 체결되기까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적으로 관여를 했기에, 중소 상인들의 기대감 역시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갑작스레 늘어난 대형마트의 기출점을 비롯해 각 시도별 출점 예정 분포도가 담긴 문서가 공개되자, 상생을 염원했던 중소상인들의 기대감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 마디로 중소상인들의 뒤통수를 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달 초 산업통상자원부가 민주당 박완주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서 또 다시 확인됐다. 이 자료에는 각 시도별 출점 예정 현황과 그동안의 진행 상황까지 구체적으로 나와 있어, 정치권을 비롯한 관련 중소상인 단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일 만난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이동주 실장은 "지난해 상품공급점으로 골목상권을 유린했던 대형마트 3사 중에서도 이마트가 단연 독주했다"며 "그러한 이마트가 최근엔 반값참고서를 출시하면서 동네서점까지 몰락시키려하고 있어, 전 품목에 걸쳐 전방적으로 유통시장을 장악해가려는 이마트의 질주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각 지역의 서점조합 관계자를 비롯해 생필품 중도매 유통인들이 함께 참여하는 '신세계 이마트 비상 대책위'를 이달 중에 본격 출범시켜, 중소상인들의 몰락은 아랑곳 하지 않고, 돈벌이에만 여념이 없는 거대공룡 이마트의 부도덕한 상도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부터 22곳 '줄줄이' 출점 이동주 실장이 이날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유통산업발전협의회 출범 당시인 2012년 말 홈플러스는 서울(3), 인천시(1), 경기도(2), 경북(1)을 포함해 모두 7곳의 매장을 출점했다. 롯데마트도 인천시(1) 경기도(1), 충남(1), 전남(1) 등지에 각각 한 곳의 매장을 출점했다. 반면 이마트는 한 곳도 추가 출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표1 참조>
그러나 이마트는 2012년 말 당시 공사 중이었던 5곳(경기도3, 경남1, 세종시1)의 매장 중 경기도 3곳을 지난해에 오픈시켰으며, 건축허가(경기도) 1곳과 부지계약(경기도2, 전남1) 3곳을 포함해 모두 6곳의 예비 점포를 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뒤늦게 대형마트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롯데마트는 공사 중이었던 3곳(부산시1, 경기도1, 경남1)의 매장 중 경기도와 경남의 2개 매장을 지난해에 오픈시켰다. 건축허가 1곳(경북)과 부지계약(부산시1, 울산시2, 충남3, 경기도5, 전남2, 경남1) 14곳을 포함해 모두 16곳의 예비 매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홈플러스는 출점 예정이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