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지란에 빠진 울산 야권, 여당과 비교되네

[분석] 6.4지방선거 울산시장 선거 구도 급변... 야권은 '분열'

등록 2014.02.11 16:23수정 2014.02.1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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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갑윤 의원(오늘쪽 세번째)이 2월 9일 울산시장 후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박맹우 울산시장(왼쪽 두번째)의 3선 재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공천 경쟁은 현역 의원인 강길부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오른쪽 두번 째), 그리고 김두겸 전 남구청장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정갑윤 의원(오늘쪽 세번째)이 2월 9일 울산시장 후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박맹우 울산시장(왼쪽 두번째)의 3선 재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공천 경쟁은 현역 의원인 강길부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오른쪽 두번 째), 그리고 김두겸 전 남구청장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새누리당 울산시당
정갑윤 의원(오늘쪽 세번째)이 2월 9일 울산시장 후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공천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박맹우 울산시장(왼쪽 두번째)의 3선 재한으로 무주공산이 된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공천 경쟁은 현역 의원인 강길부 의원(왼쪽)과 김기현 의원(오른쪽 두번 째), 그리고 김두겸 전 남구청장의 3파전으로 좁혀졌다 ⓒ 새누리당 울산시당

현대차 파업, 산업수도, 반구대암각화, 오일허브항...

 

지난해 울산광역시 관련해 떠오른 키워드들이다. 갖가지 사안들이 전국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울산은 전국에서 비중이 큰 도시 중 하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차기 울산시장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3선 연임 제한규정으로 인해 선거때 마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박맹우 현 시장이 이번 선거에는 출마하지 못 한다. 야권에게는 잇점이지만, 영남권 특유의 보수성향을 고려하면 여권 후보들에게 나쁠 것도 없다. 

 

6.4 지방선거를 채 4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현재, 울산시장 후보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구도 급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자천타천 강력한 차기 울산시장으로 거론되던 4선의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이(울산 중구) 지난 일요일(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시장 후보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권의 특성상 정갑윤 의원은 누가 뭐래도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공천에 가장 가까이 가 있는 인물이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월 15일부터 22일까지 인도와 스위스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할 때 특별 수행원 자격으로 그를 동행시켜 울산시장 전략공천 이야기도 나왔다. 

 

이때만해도 새누리당의 다른 후보들은 긴장했다. 이미 출사표를 던지고 지난 6일 남구청장을 조기 사퇴해 새누리당 공천을 꿈꾸는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나, 2010년 울산시장 선거 때 새누리당 후보에 한발짝 다가섰서나 박맹우 시장에게 분루를 삼켰던 강길부 의원(울산 울주군)으로서는 분통을 터뜨릴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1월 27일 시장 출마 기자회견까지 연 정갑윤 의원이 보름도 되지 않아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자 두 후보는 다시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다시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인 김기현 의원(울산 남구 을)이 11일 일부 언론에 울산시장 출마를 알린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기현 의원의 울산시장 출마 배경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정갑윤 의원의 돌연 불출마 선언과의 연관성이다. 만일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수뇌부가 김기현 의원의 울산시장 전략공천을 확정지었다는 말이된다.

 

또다른 하나는 강길부 의원과 김기현 의원의 조율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몇 개월전부터 "김기현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는 강길부 의원을 밀어주고 차기 울산시장을 노린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70대인 강길부 의원이 1선만 하고 물러나면 자신이 그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것이 예측의 배경이었다.

 

김기현 의원은 11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치는 급변하는 것이고 타이밍"이라며 "다른 후보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원조 친박 정갑윤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과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수뇌부가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나'하는 점은 조만간 김기현 의원이 보일 행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중지란에 빠진 야권

 

 지난 2009년 4.29 울산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3월 24일 단일화 협상을 하고 있는 당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대표와 후보들. 결국 야권연대를 통한 단일후보를 성사시켜 조승수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를 이긴 바 있다
지난 2009년 4.29 울산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3월 24일 단일화 협상을 하고 있는 당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대표와 후보들. 결국 야권연대를 통한 단일후보를 성사시켜 조승수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를 이긴 바 있다박석철
지난 2009년 4.29 울산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한 달 앞둔 3월 24일 단일화 협상을 하고 있는 당시 민주노동당-진보신당 대표와 후보들. 결국 야권연대를 통한 단일후보를 성사시켜 조승수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를 이긴 바 있다 ⓒ 박석철

야권에서 "이번에는 12년 새누리당 지방정부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고무적인 분위기가 나온 것은 벌서 1년전부터다. 야권 후보들로서는 버거운 상대인 박맹우 시장이 출마하지 못하고, 야권연대를 통해 강력한 후보를 낸다는 게 그 전제였다. 

 

울산에서는 지난 2009년 4.29 북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조승수 전 의원이 새누리당 후보를 꺾은 바 있다. 야권연대의 힘을 톡톡히 경험했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임박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야권연대는 험로를 걷고 있다. 지난 1월 20일 통합진보당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이영순 전 국회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연대를 통해 6.4지방선거에서 박근혜-새누리당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민주당과 정의당, 노동당이 일제히 "통합진보당의 선거전략 아니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급기야 영남 투어를 하던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최근 울산에서 불을 지르고 말았다. 지난 8일 울산을 찾은 김한길 대표는 "(통합진보당은) 당의 목적과 활동에 대해 뭔가 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또한 야권연대와 관련해서도 "국민들이 예전처럼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야권연대에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러자 통합진보당이 발끈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10일 "김한길 대표가 종북몰이 매카시즘에 동조한 사상검증에 나섰다"며 "최근 실시한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여전히 야권연대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통합진보당은 "우리는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 잘 사는 대한민국이 우리당의 목적과 활동임을 누차 밝혀 왔다"며 "그럼에도 김 대표가 그렇게 발언한 것은 울산 제1야당인 통합진보당을 지지하는 다수의 울산시민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마치 새누리당 당대표인 양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며 "지금처럼 야권분열을 획책하는 행태를 지속하면 민주당과의 관계도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5개 구·군 중 두 명의 구청장을 수성하고 30%의 지방의원과 울산시장도 당선시키겠다고 공언한 통합진보당으로서는 배수의 진을 친 셈이다.

 

이처럼 '누가 후보가 되던 울산시장에서 이긴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새누리당과 야당의 자중지란은 비교가 된다.

#울산시장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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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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