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백악관서 달라이 라마와 회동.. 중국 반발

시진핑 주석 취임 후 처음.... 중국 강경 대응하나

등록 2014.02.22 04:41수정 2014.02.22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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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전격 회동했다.

미국 백악관은 22일(한국시각)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달라이 라마와 만났다고 발표했다. 오바마와 대통령은 이미 두 차례 달라이 라마를 만난 바 있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 취임 이후로는 처음이다.

티베트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는 달라이 라마는 지난 1959년 중국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인도로 피신한 뒤 망명정부를 세워 비폭력 저항을 벌이고 있으며, 지난 20일 미국에 입국했다.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회동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언론 보도가 쏟아지자 전날 오후가 되어서야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을 통해 이를 시인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만날 때 주로 사용하는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 '오벌 오피스'가 아닌 사적 공간인 '맵룸'에서 비공개로 달라이 라마와 만나기로 한 것도 중국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헤이든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종교·문화적 지도자로서의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이라며 "미국은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에서의 인권·종교의 자유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티베트의 인권 악화를 우려한다"며 "중국 정부가 달라이 라마와 조건 없는 대화를 재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중국 "양국 관계에 중대한 손실"... 강력 반발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는 이번 회동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미국이 중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회동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며 "이처럼 국제관례를 위반한 행동은 양국 관계에 중대한 손실(seriously impair)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달라이 라마를 "종교를 깃발로 내세워 반중 분열활동을 벌이는 정치적 망명자"라고 비난하며 "그가 미국에서 반중 분열활동을 하기 위한 편리와 토론장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티베트를 민감하게 여기는 중국은 앞서 영국, 독일, 프랑스 정상이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는 이유로 무역 보복 조치를 가한 바 있어 미국에도 강경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버락 오바마 #달라이 라마 #티베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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