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에 세계 특허기술을 적용해 만든 '풍란 캘러스 추출물' 가루는 1g이 수 백만 원에 팔리는 화장품 원료다. 바이오FD&C 모상현 대표는 '물과 기름이 만나 자연·과학·문화가 융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산농촌문화재단
식물 세포배양을 통해 피부 노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는 안티에이징 소재를 찾아 로레얄, 랑콤 등 세계적 다국적 기업에 납품하는 바이오FD&C는 '풍란 캘러스 추출물'을 이용한 화장품으로 출시했다. 멸종 위기인 풍란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돼 있다.
희귀한 식물의 추출물이 들어간 화장품의 항노화 효과에 열광하는 소비자 심리를 읽은 모 대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난초 캘러스 추출물을 화장품 원료로 만들 수 있다. 벤처기업가와 농부의 만남은 풍란을 매개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생을 위하여 향린농산 김 대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농수산품에 대한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먼저 농업인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이 난초를 고를 때 당장 보기 예쁘고 반짝거리는 것을 고르기 때문에 농업인도 여기에 맞춘 난을 생산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외형만 아름다워 시장에서 바로 팔리는 상품만 만들어 내다보면 결국 좋은 상품이 나올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부 농원은 난초에 윤기를 더하기 위해 특수용액을 바르기도 한다. 또한 난이 햇볕을 적게 받으면 벌레들의 공격에 면역력이 약해지지만 관상용으로는 색이 좋아서 일부러 난을 병들게 재배해 유통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는 "생산자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만 생산하면 예쁘지만 오래 못 사는 난초들만 시장에 유통된다"며 "이는 곧 소비자들이 '난초는 집에서 키우기 어려운 식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잘못된 인식을 가진 데는 난의 자생력을 무시한 채 당장 보기에 예쁜 식물을 만든 농부의 잘못도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난초가 각 가정집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로 돌아가기 위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에게 좋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상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생산하고 소비자는 생산자의 지속 가능한 농업을 존중하고 소비하는 '상생'이 바람직한 관계라는 설명이다. 이런 신념을 입증하듯 올해 향린농산의 난초는 일본 수입업자에게 건강한 난으로 인정받아 일본에 수출을 할 예정이다.
연수 일정 이틀째 '고삼농협의 지역 활성화 사례'를 주제로 강연한 경기도 안성시 고삼면 고삼농협 조현선(58) 조합장은 "소비자가 농업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농업인들이 환경과 생태에 대한 존중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은 전체 인구의 5~6% 정도입니다. 우리 농민이 살기 위해서는 95%의 소비자가 농업의 중요성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이런 지지가 있을 때 농업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또한 건강한 밥상과 환경, 생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합니다. 도농 교류를 할 때, 제초제 치는 논에 아이들을 마음 놓고 보낼 수 있겠어요? 건강한 환경을 만들고자 농업인들이 노력해야 농업도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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