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별 시민기자.
조한별
- 세인트 존스 칼리지 4학년인데, 그동안 계속 미국에서 공부한 것인가 아니면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간 것인가.
"고등학교까지 한국에서 졸업하고 보스턴에서 2년제 커뮤니티 컬리지를 다니며 편입 준비를 했다. 우연한 기회에 세인트 존스 대학의 특별한 커리큘럼을 알게 됐다. 신입생을 받지 않아 1학년부터 다시 시작해야 함에도 그곳에서 공부하고 싶어, 큰 맘 먹고 1학년으로 들어갔다. 세인트 존스에는 나처럼 다른 대학을 다니다가 1학년으로 다시 들어오는 학생들이 꽤 있다."
- 이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동기는?"세인트 존스 칼리지에 입학할 때부터 (한국인의 입장에서) 특별하고 새로운 커리큘럼을 가진 우리 학교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왔었다. 그래서 꾸준히 우리 가족 카페에 일기도 써 왔다.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학교에 대한 생각이 더 정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됐다.
- 4학년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 졸업 후에 어떤 일을 하고 싶나."지난 기사에도 한 번 썼었지만, 어려서부터 영화감독을 꿈꿔왔다. 그렇다고 무조건 직업을 영화감독으로 확정 짓고 싶지는 않다. '직업'이 '꿈'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글 쓰는 것도 아주 좋아하고, 방송 쪽 일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영화도 많이 좋아한다. 물론 꿈을 꾸면서도 현실적 부분인 (등록금) 빚 갚기, 먹고살 돈 벌기 등을 위해 열심히 일도 해야 할 것 같다(웃음)."
식당 웨이트리스, 번역일, 개 산책... 뭐든 합니다
- 빚 이야기를 했는데, 세인트 존스 칼리지에서 공부하려면 학비는 얼마 정도인가 또는 생활비는? "세인트 존스에서 공부하기 위한 학비는 1년에 5천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나 같은 경우 한 학기에 2~3백만 원을 내며 학교에 다니고 있다. 온갖 우여곡절이 담긴 청원서를 (학교에) 제출하는 등 '절실함'을 보여줬고 덕분에 (학교로부터) 더 많은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심지어 학교에 입학한 후로도 숙제인 페이퍼를 쓸 시간을 아껴, 다음 학기 재정 지원 신청서와 청원서를 쓰느라고 시간을 보낼 정도였다.
한국 마트 캐셔를 시작으로 식당 웨이트리스, 번역일, 개산책, 집 봐주기, 아이 돌보기 등 알바를 통해 번 돈을 아껴가며 생활하고 있다. 세인트 존스 칼리지의 정확한 학비와 재정지원, 알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기사에서 준비하고 있다. 기대해 달라."
- 세인트 존스 칼리지 학생들은 주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나."세인트 존스 칼리지는 커리큘럼 특성상 가깝고 친밀한 커뮤니티 형성을 중요시 여긴다. 4년 내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기를 추천하고 실질적으로는 학교 학생의 70% 이상이 기숙사에서 살고 있다. 그 외의 학생들은 off-campus(캠퍼스 밖), 학교 근처에서 집을 하나 빌려 거실, 화장실 등을 공유하고 각자 방을 쓰는 식으로 자취하며 살고 있다."
- 세인트 존스 칼리지 학생들도 우리나라 학생들처럼 취업, 스펙 등으로 고민하나."현대 사회를 사는 대학생들이라면 취업에 대한 고민이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세인트 존스 학생들(죠니라고 부른다)이라고 해서 취업이나 진학에서 고민을 덜 하거나 더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거나, 곧장 사회로 나가 학교 빚을 갚아야 하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한다. 이건 미국을 떠나 모든 대학생이 맞닥뜨리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많은 미국인들이 대학 졸업 후 평균 10여 년간을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허리띠를 동여매는 건 이미 온 세상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두 나라 대학생들의 가치관이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많은 젊은이가 '대기업' 혹은 공무원 시험 등 안정적인 직업을 목표로 스펙을 쌓고 준비한다. 반면에 미국 학생들은 대기업 입성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게 사실이다(이는 학생들의 문제라기보다). 한국은 작은 국가인데 반해 대기업들의 영향력과 힘, 인지도가 아주 큰 나라고, 미국은 (땅덩어리부터가) 크기 때문에 좀 더 선택 범위가 넓고 대기업 외의 직업 기회들이 더 많다는 단순한 이유 때문인 것 같다."
- 앞으로의 연재 계획은 어떻게 되나.
"처음 연재는 일주일에 한 번씩 20편 정도를 계획했다. '일주일에 한편쯤이야!'하고 거뜬히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니 정말 만만치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으로선 15~20편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끝으로 지면을 통해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개인적인 일기만 써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보는 인터넷신문에 글이 올라가는 게 얼마나 큰 책임감이 따르는지 몰랐다. 막상 글을 써 보니, 제대로 된 정보를 왜곡시키지 않고,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정보를 드리고 싶은데 그러자니 또 글이 지루해지는 것 같아 주저하게 될 때도 있다. 최대한 객관적이면서도 대중적이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재미있는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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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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