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대통령 플랜"...박근혜 직접 위원장 맡는다

사무국 설치해 집행 기능도 갖춰... 4월 출범 예정

등록 2014.03.14 15:14수정 2014.03.14 17:06
37
원고료로 응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통일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통일준비위원회 위원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던 가운데, 예상을 깨고 박 대통령이 전면에 나선 것이다.

'통일대박론' 이후 대통령이 일련의 대북 드라이브를 직접 주도·관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정부는 14일 오전에 '통일준비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규정안'을 관보에 공시하고,곧이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관련 내용을 브리핑했다.

통일준비위 기능·목적 포괄적...4월 출범 예정

통일준비위는 위원장을  포함한 50인 이내의 정부 및 민간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정부위원은 기재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장관 등 통일 준비와 관련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청와대의 관련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범정부적 기구가 될 전망이다.. 위원 중에서 대통령인 위원장이 지명하는 2명의 부위원장을 둘 수 있는데, 정부와 민간에서 각각 1명씩 맡게 된다.

주 수석은 부위원장의 위상에 대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기 때문에 부위원장은 장관급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간 위원들에 대해서는 "통일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고려돼야 하며, 상당한 작업을 거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 위원회의 목적을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하고, 통일 추진의 구체적 방향성을 제시하며, 민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기 위하여"라고 설명했다.


'기능'도 '목적'과 마찬가지로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통일준비를 위한 기본방향에 관한 사항 ▲제반 분야별 통일준비 과제 발굴·연구에 관한 사항 ▲통일에 대한 세대간 인식 통합 및 사회적 합의 촉진에 관한 사항 ▲통일준비를 위한 기관·단체간 협력에 관한 사항 ▲통일준비를 위한 연구기관 협업 지원에 관한 사항 ▲그밖에 통일준비와 관련한 주요 사항을 '연구·심의' 하도록 돼 있다.


연구·심의뿐 아니라 집행부서도 있다. "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기획운영단을 두고, 그 안에 사무국을 설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관련 내용을 이달 중에  대통령령으로 공포하고, 위원 위촉을 거쳐 4월 중에 위원회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통일 드라이브 1회성 쇼 아님 드러나"

이번 통일준비위원회 출범에 대해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은 "통일 드라이브가 1회성 쇼가 아니며, 임기안에  직접 관장해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라며 "박 대통령이 '통일대통령 플랜'을 갖고 있음이 분명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대북 관계 우려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관계와 통일은 상대방이 있는 사안인데, 북한과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우리는 이렇게 가겠다고 하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박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파격'에 대해서도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대통령이 직접 그 부담을 지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것보다는 그 위원 구성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대만도 1990년에 국가통일위원회를 만들 때 리덩후이 총통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정부 비판 인사까지 포함해 초당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우리도 통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어떻게 이뤄낼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도 위원회 출범 그 자체보다는 위원 구성과 활동내용을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준비위원회가 통일준비, 국민의견 수렴, 집행 기능까지 갖추게 됨에 따라 민주평통(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통일부와의 위상 중복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헌법기관인 민주평통도 대통령이 의장으로, '통일의견 수렴·건의', '통일의지와 역량·결집', '통일기반을 조성해 나가는 초당적 범국민적 통일기구'로 업무와 위상을 설정하고 있어 통일준비위원회 기능과 상당부분 겹친다.
#통일준비위원회
댓글37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