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소 머리로 만든 국밥, 먹고 싶나요?

[주장] 유럽, 혀·아래턱 제외한 모든 머리부위 위험물질 SRM 포함

등록 2014.03.14 18:10수정 2014.03.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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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수입해서 곰탕, 설렁탕, 소머리국밥과 같은 국거리의 식재료로 쓰고 있는 미국산 소 머릿고기가 광우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관세청 무역통계자료에 따르면 미국산 소 머릿고기(머리와 머리의 절단육 등 기타, HSK 0206100000) 수입량은 1997년부터 2014년 2월에 이르기까지 4268톤이 수입됐으며, 이중 절반에 달하는 2143톤이 2011년부터 올 2월까지 들어왔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2년간 2047톤이 수입됐다.

이는 국거리 한 그릇에 소 머릿고기 60g이 들어간다고 가정할 때 연간 1705만8333인분에 해당하는 양이다. 하루 평균 50그릇을 판매하는 국거리 음식점 934개가 미국산 소 머릿고기로 매일 국거리를 만들어 팔고 있는 셈이다.

미국산 소 머릿고기는 주로 수입상사, 도매상인을 거쳐 설렁탕집, 소머리국밥집, 곰국집 등 주로 국거리 음식점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에서 국내산 소만을 취급하고 있다는 소머리국밥집 주인 아무개씨는 이와 관련 "미국산 소머릿고기는 색상이 거무티티하고, 삶으면 무지개빛이 도는 특성이 있었다. 오랜 기간 냉동된 상태에서 이동한 탓인지 육질이 쫄깃하기보다는 퍽퍽했다"며 "이 고기는 국거리가 아니면 질겨서 먹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우희종 서울대 교수는 이에 대해 "유럽연합(EU) 기준에 따르면 한국인이 먹고 있는 국산 소 머릿고기가 광우병위험물질(SRM)"이라고 밝혔다.

기자가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입수한 영국정부의 공식 문서는 우 교수의 이런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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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SRM에 관한 정의(Definition of Specified Risk Material) ⓒ 영국 식품표준기구(Food Standard A


영국 식품표준기구(Food Standard Agency)가 2004년 6월 작성·배포한 '영국 북아일랜드 지방의 보건·환경 공무원들을 위한 SRM과 기타 광우병(BSE) 통제 요령중 3장 4절 1항에 따르면 "소 머리는 6개월령이 넘은 모든 영국 소들에게 있어 SRM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들의 모든 머릿고기 또한 SRM"이다. (Bovine head is SRM in the UK in all cattle over 6 months old. Therefore all head meat from these animals is also SRM.)

또 이 문서가 제공하는 '2003년 10월 기준 SRM에 대한 정의(Definition of Specified Risk Material, October 2003)'란 표에 따르면 영국과 포르투갈의 경우 6개월령이 넘어선 소에 대해서는 '전체 소 머리(혀를 제외함)'를 규제대상에 넣고 있다.

이에 비해 영국과 포르투갈을 제외한 모든 EU회원국들은 12개월령이 넘어선 소에 대해, 혀를 제외하는 대신에 뇌 눈 척수를 포함한 아래턱뼈(하악)를 제외한 소 머리로 정하고 있다. (Over 12 months, Skull excluding the mandible, but including the brain and eyes, and spinal cord)

이런 사실은 우희종 서울대 교수가 소 머릿고기(볼살, 뽈살)를 SRM으로 보고 수입을 규제해야 한다는 해석의 근거로 내세운 2008년 4월부터 시행한 EU의 SRM규정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EU의 소 머릿고기에 대한 규제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한 2003년 12월 이전부터 변함없이 지속돼 온 셈이다.
#광우병 #S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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