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대 총장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 훼방꾼 처벌하라"

국립사범대 총장으로서 부적절한 역사관 강변 지적... 교수 학생 반발

등록 2014.03.17 17:16수정 2014.03.17 17:16
1
원고료로 응원
"(교학사 교과서는 역사를)균형있게 평가하려 했다."
"국가사 진영의 국가의식을 고취하려는 지성노력을 존중해야 한다."

초중고교 예비 교사를 양성하는 책임을 지고 있는 국립사범대학교 총장이 잘못된 역사관을 강변하고 있어 교수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7일 한국교원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교 김주성 총장은 교학사 역사교과서 집필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교과서 채택 무산에 반발하는 글을 잇따라 신문에 게재하고 있다.

김 총장은 교학사 교과서 내용이 공개되고 논쟁이 한창 뜨거웠던 작년 '국사교과서가 애국심을 고취할 수 없다면'이라는 제목의 기명 칼럼을 <서울신문> 10월 2일자에 기고했다.

김 총장은 이 글에서 '민족사'와 '국가사'로 국사 교과서 집필의 관점을 양분했다. 이번에 교학사의 역사교과서 집필자들은 국가사 입장으로서 "성공적인 국가발전의 역군이었던 건국 세력, 산업화 세력, 그리고 민주화세력의 업적들을 균형있게 평가하려 했다"고 평가했다.

또 "책이 공개되자, 일부의 오류를 침소봉대하고 있다. 국가사 진영의 국가의식을 고취하려는 지성노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민족사 진영은 "6·25전쟁도 분단의 필연적인 결과로 묘사되고 민족비극의 참상만 강조했다. 누가 전쟁을 도발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회피되거나 남북 공동의 책임으로 애매하게 묘사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맹목적인 광기의 종북의식과 무엇이 다르겠는가"고 질타했다.


김 총장은 또 같은 신문에 '한국사 교과서와 자유민주주의의 핵심가치'를 제목으로 한 기고문에서는 사실상 교과서 채택 무산과 관련, "2010년에 '한국사'가 검정체제로 일원화되면서 내세웠던 다양성 확보라는 본래의 취지가 퇴색해 버렸다"며 "선호와 취향이 다양한 다원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또 "어느 단계에서든 외부압력이 행사됐다면 모두 밝혀져야 하고, 외부압력을 행사한 사람이나 단체는 적절하고 단호하게 처벌돼야 한다"며 교학사 역사교과서를 반대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처벌을 요구했다.

여기에 대해 교원대 교수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역사교육학과 조한욱 교수는 "결국 정상적인 교과서를 '종북'으로 몰아붙이는 총장의 결론에서 뒤늦게 다시 나타난 매카시짐을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한국교원대학교 구성원으로서 나의 비극이고, 나의 부끄러움이다"고 토로했다.

조 교수는 이어 "아베를 위시한 일본의 극우 정치가들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망언에 우리 교육의 일부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뭐라고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하이데거처럼 불멸의 업적을 남긴 철학자조차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총장으로서 행했던 연설에서 히틀러와 나치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하여 두고두고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학과 김(09학번)모씨는 "수준 낮은 김 총장의 역사 인식이 학교 전체의 의견은 결코 아니다"며 "소문이 날까 부끄럽다"고 말했다.

동양정치사항을 전공한 일반사회교육학과 출신의 김 총장은 2012년 3월 4년 임기의 총장으로 선출됐다.
덧붙이는 글 교육희망(www.eduhope.net)에도 함께 보냈습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기자입니다.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원룸 '분리수거장' 요청하자 돌아온 집주인의 황당 답변
  2. 2 나이 들면 어디서 살까... 60, 70대가 이구동성으로 외친 것
  3. 3 "걷기 싫으니 버스 탑니다, 어차피 무제한이잖아요"
  4. 4 이렇게 어렵게 출제할 거면 영어 절대평가 왜 하나
  5. 5 궁지 몰린 윤 대통령, 개인 위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