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농수산물 도매시장에 '개사육' 또 다시 논란

김진영 울산시의원 "철거했다 보고까지 하고는... 의회 무시"

등록 2014.03.25 18:12수정 2014.03.2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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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의 먹을거리가 거래되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옥상에서 불법시설물에 의한 개 사육이 수년간 방치돼 온 것이 2010년 발견됐다. 울산시는 이를 철거키로 했지만 2014년 3월 현재 철거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먹을거리가 거래되는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옥상에서 불법시설물에 의한 개 사육이 수년간 방치돼 온 것이 2010년 발견됐다. 울산시는 이를 철거키로 했지만 2014년 3월 현재 철거되지 않고 있다김진영 울산시의원

인구 120만여 명의 울산광역시에서 3선의 울산시장보다 더 힘이 센 사람은 누구일까?

울산 최대 먹을거리 도매시장인 남구 삼산동 '울산농수산물 도매시장'의 청과 건물 옥상에서 위생문제 등으로 논란이 된 '개 사육' 문제를 보면 그 답을 읽을 수 있다.

2010년 첫 문제 제기 이후 논란이 이어지자 울산시장도 철거를 약속했고 이어 울산시는 시의회에 '개사육장을 철거했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현재 철거는커녕 오히려 개 사육장 보안이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울산시의회 김진영 시의원(정의당)은 25일 오전 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문제를 거론했다. 김 의원은 박맹우 울산시장이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조기사퇴키로하자 이날 '문수산 특혜 기부채납 부지 미환수','핵발전소 추가건설 백지화 공약 미이행' 등을 최악 행정과 미 이행공약으로 지적했는데, 그 중 하나로 개 사육 문제를 포함한 것.

"철거했다"고 보고한 울산농수산물시장 개 사육 오히려 보안만 강화

지난 2010년 11월 9일 <오마이뉴스>에 관련보도(울산농수산물 도매시장 옥상에 '개사육' 논란)가 나간 후 김진영 울산시의원은 다음날인 10일, 개사육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울산시는 "11월 30일까지 철거토록 통보했다"며 "조기에 원상복구 되도록 계도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개 사육장은 철거 기한 3달이 넘도록 방치되면서 그 배경에 의문이 일었고, 취재 결과 개들과 사육장의 주인은 청과상가 대표이자 당시 한나라당 울산시당 부위원장이며 2010년 4.27 지방선거 한나라당 울산시당 공천심사위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여론은 "힘의 논리에 의한 공권력의 무력화가 아니냐"는 쪽으로 흘렀고, 김진영 시의원은 줄기차게 철거를 요구했다. 그러자 결국 박맹우 울산시장은 다음해인 2011년 3월 시의회에서 "3월 말까지 철거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2011년 3월 10일 오전 열린 울산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진영 울산시의원은 "청과동 옥상에 불법으로 훈련장까지 갖추어진 개 사육 시설물을 언제까지 철거할 것인지 확답하여 달라"고 했고, 박맹우 시장은 "적법 여부를 떠나 공공시설에 개를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아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계고를 해 당사자도 다른 장소를 찾아보고 있다. 최소 3월 말까지 철거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


이후 울산시는 시의회에 "개 사육장을 철거 했다"고 보고했다. 당시 3선에 성공한 울산시장의 공언과 울산시의 보고로 농수산물도매시장 옥상의 개 사육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014년 3월 현재, 사나운 개가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청과동 옥상의 보안은 더 철저해지고 개 사육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소한 문제 같은 공공건물 개사육, 하지만 그 배경엔 권력의 힘이

김진영 시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0년 8월 농수산물 도매시장 청과동 옥상에 2~3년 전부터 개인 소유 개사육장과 훈련장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확인했었다"며 "공공시설물에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지적했고 청결과 위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농수산물도매시장에는 있어서는 안 되는 시설물이기에 철거요구를 수없이 했다"고 상기했다.

그는 이어 "울산광역시는 2010년 12월 21일 3차 철거촉구, 2011년 1월 12일 4차 촉구에 이어 '2011년 2월 6일한 철거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서면보고(년간 2회 1500만원 예상)를 했고, 이런 과정을 거쳐 철거를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그러나 최근 우연히 농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해서 현장을 가보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며 "철거한 줄 알았던 난폭한 개가 여전히 사육되고 있었으며, 청과동 옥상은 2년 전보다 더 보안이 강화되어 있고 CCTV설치와, 옥상 열쇠는 자동인식 열쇠로 담당관리 공무원은 아예 접근조차 할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뭐가 무서워 불법을 인정한 무단점용을 방치하는 것인지,농수산물시장 종사자 88%가 철거를 바라고 있는데 지켜만 보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김진영 시의원은 "사소한 것처럼 생각되는 사안을 또 다시 언급 하는 이유는 이렇다"며 "박맹우 시장이 철거를 약속했고 철거했다고 보고까지 한 불법적인 존치물은 시민의 대표기간인 의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또한 공공기관의 시설물을 사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공정한 사회에 매우 어긋나는 일이기에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라며 "더욱이 특정정당의 영향력 있는 인사가 이런 불법을 행하고 있다는 것이 심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취재 결과 개 사육의 주인 A씨는 2014 지방선거 새누리당 울산시당 공천심사위원회 부위원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울산시당은 "A씨는 13명의 울산시당 공천심사 위원 중 부위원장"이라고 밝혔다.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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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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