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의 죽음 사용 설명서>(지은이 조지아 브래그/옮긴이 이진호/신인문사/2014.3.20/1만 2000원)
신인문사
<옛사람의 죽음 사용 설명서>(지은이 조지아 브래그, 옮긴이 이진호, 신인문사)는 세계적 위인 19명인 투탕카멘 왕, 율리시스 카이사르, 클레오파트라, 콜럼버스, 헨리 8세, 엘리자베스 1세, 포카혼타스, 갈릴레오 갈릴레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마리 앙투아네트, 조지 워싱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베토벤, 에드거 앨런 포, 찰스 디킨스, 제임스 어브램 가필드, 찰스 다윈스, 마리 퀴리,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어떤 치료를 받다 어떻게 죽었는지를 생생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자필멸, 태어난 사람은 반드시 죽게 돼 있습니다. 예전에 태어난 사람도 죽고 요즘 태어난 사람도 죽습니다. 앞으로 태어날 사람도 예외 없이 죽을 겁니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병을 치료하는 방법이 다르고, 죽어가는 과정도 다를 수 있습니다.
요즘은 어느 누가 등산을 하다 발목이라도 접질리면 헬기까지 출동해 구조합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대통령이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긴급한 상황에 부닥뜨려도 의사를 부르기 위해서 13Km를 말로 달려가는 게 고작이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또한 요즘은 커다란 수술을 해도 대개의 경우는 심한 통증으로 고통을 받지는 않습니다. 마취주사를 맞은 후, 한숨 푹 자고 난 듯 깨어나면 어느새 수술이 끝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마취도 하지 않은 채 생살을 째고, 꿰매고, 이빨을 뽑아내는 게 보통이었습니다.
9살에 왕이 되었지만, 갑자기 죽은 투탕카멘왕이 미라로 되는 과정은 콧구멍을 통해 뇌를 발라내고, 배를 갈라 내장들을 들어내고, 방부처리를 해 건조하는 끔찍한 과정입니다.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호흡이 곤란한 상황에 빠졌을 때, 구급차는 물론 전화나 자동차도 없던 시기였기에 의사를 부르러 13Km를 달려야 했습니다. 오늘날 같으면 항생제 한 알로 치료될 수 있는 후두개염을 앓던 워싱턴을 위한 치료는 기껏해야 피를 뽑아내는 게 전부였습니다.
성인의 몸에는 약 5.4리터의 혈액이 있는데 그때 워싱턴의 몸에서 뽑아낸 피가 무려 2.3리터나 되었다고 합니다. 워싱턴을 살리겠다고 한 이런 처치가 결국은 그의 죽음을 앞당긴 처사가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피를 볼 배짱이 없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당시 대학의 의학과는 과학과 거리가 멀었고, 그나마 이들 의학과를 졸업한 이른바 내과 의사들은 종기를 짜거나 피를 뽑고 수술을 하는 등 환자의 몸에 직접 손을 대는 시술을 천하게 여겼다. 대신 이러한 시술은 이발사가 겸하였다. 당시 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칼 조작 면허'가 필요했는데, 이발사 겸 의사(barber-surgeon)들이 그 면허를 소유했다. 그들은 면도나 이발을 하는 것은 물론, 피를 뽑고 고름을 짜며, 이빨을 뽑았고, 골절 치료와 수술까지 했다. 이러한 전통이 이어져 오늘날에도 빨강동맥을 상징, 파랑정맥, 하양붕대의 삼색등이 이발소를 가리키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 <옛사람의 죽음 사용 설명서> 71쪽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피를 볼 배짱이 없다면 이 책을 읽지 마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무지함을 넘어서는 의료 수준, 잔인함을 상상하게 하는 치료방법에 저절로 소름이 끼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