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 붕괴, 4대강과 관련없다? 황당한 보도

대전충남녹색연합 성명... "원인규명도 안했는데 추측성 보도"

등록 2014.04.03 22:03수정 2014.04.04 08:23
0
원고료로 응원
a  이남석 공주대학교박물관 관장이 발굴과정을 설명하면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이남석 공주대학교박물관 관장이 발굴과정을 설명하면서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 김종술


지난 4월 1일 공주시 충남도, 문화재청은 공산성(사적 제12호) 붕괴 성벽구간 발굴조사 결과 현장설명회에서 백제 시대 판축성벽(版築城壁·판으로 틀을 만들어 토사를 교대로 펴서 마치 시루떡과 같이 지반을 단단히 만든 성벽) 확인 결과를 보고하였다. 공산성 붕괴라는 비참한 사고로 시작된 발굴 성과지만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발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자리에는 충남도가 취재단을 편의를 위한 버스까지 제공하면서 30여 명의 언론사가 몰렸었다. 당시 4대강 사업에 의한 성곽 붕괴 가능성을 놓고 기자들의 질의에 발굴을 맡았던 이남석 공주대학교박물관 관장은 "고고학적 판단으로 붕괴한 지점의 구조가 상당히 취약한 상태였다"는 답변을 놓고 일부 언론사는 마치 4대강과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도했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 위해 서두른 복구는 등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a  이현숙 공주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원이 백제 시대 판축성벽(版築城壁·판으로 틀을 만들어 토사를 교대로 펴서 마치 시루떡과 같이 지반을 단단히 만든 성벽)이라고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이현숙 공주대학교박물관 학예연구원이 백제 시대 판축성벽(版築城壁·판으로 틀을 만들어 토사를 교대로 펴서 마치 시루떡과 같이 지반을 단단히 만든 성벽)이라고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 김종술


대전충남녹색엽합이 3일 성명서를 통해 "발굴조사단과 일부 언론은 발굴 내용과 성과가 아닌 조사가 이루어지지도 않은 공산성 붕괴 원인 관련 섣부른 판단과 보도를 하고 있다. 4대강사업으로 공산성 앞 금강에서 진행된 대규모 준설로 인한 공산성 성벽 아래 지반 및 지하수 영향 등 공산성 붕괴 관련 원인규명 작업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도 않았지만 일부 언론은 발굴조사단이 추정하는 부실보수 및 지형상의 이유를 근거로 '공산성 붕괴는 4대강사업과 연관성 없다'는 추측성 기사를 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공산성 붕괴 원인규명은 공주시, 충청남도, 문화재청이 앞으로 2년에 걸쳐 지질, 지반, 구조, 수리, 보존 등 5개 분야의 종합적인 조사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당연히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공산성 붕괴 원인에 대한 판단은 유보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더욱 심각한 것은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가 반쪽짜리라는 것이다. 공산성 성벽붕괴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공주시는 사안의 심각성과 지역민들의 관심, 4대강 사업의 영향 논란 등을 고려하여 유적 관련 분야뿐만 아리라 토목과 지하수 등 다양한 검증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와 관련 활동을 해온 시민단체를 참여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산성 붕괴와 관련한 모든 가능성과 영향을 검증하고 지역사회의 참여와 소통을 통해 전문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사를 하겠다고 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꼬짚었다.

이어 "공주시 충남도, 문화재청은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앞두고 서둘러 복원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붕괴 원인규명을 위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복원을 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연 이러한 행정이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에 긍정적적일까?"하는 질문도 던졌다.


그리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와 정부의 문화재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 능력과 보전의지를 인정받아야 한다. 과연 우리 정부와 자치단체는 유네스코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일례로 독일 동남부 드레스덴의 엘베 계곡이 자연원형과 경관, 19세기 낭만주의 건축이 있어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가 교량 하나를 건설하면서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는 이유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서 취소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공주시와 충남도, 문화재청은 공산성 붕괴 원인규명을 위한 제대로 된 조사를 실시하고 금강의 자연환경과 경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는 공주보와 백제보 철거를 통한 금강의 재자연화 계획 수립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전 세계와 우리 국민이 주목하고 있음을 공주시, 충남도, 문화재청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a  이남석 공주대학교박물관 관장이 발굴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남석 공주대학교박물관 관장이 발굴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김종술


한편, 이 단체의 주장처럼 붕괴 원인을 놓고 공주시와 문화재청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2년간 조사가 들어간 시점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이 있다, 없다는 판단은 자칫 조사단의 혼돈만 가중시킬 수 있다. 그리고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는 만큼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공산성 붕괴 #4대강 관련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