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사로 가는 벚꽃길. 천봉산 계곡을 따라 왕벚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벚나무 아래로 나무데크가 놓여 있다.
이돈삼
봄바람이 살랑살랑 유혹한다. 휴일인데 집에서 뒹굴지만 말고 밖으로 나오라고…. 유혹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 못 이기는 척 집을 나섰다. 지난 6일이다. 어디로 갈까? 흐드러진 벚꽃도 보고 절집 여행도 겸할 수 있는 곳을 그려본다.
보성 대원사로 간다. '녹차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보성이지만 이맘 때는 대원사가 가장 아름다워서다. 차를 타고 주암호반을 지난다. 호반도로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연이틀 불어 닥친 꽃샘바람에 꽃잎이 많이 떨어진 줄 알았는데, 아직 아니다.
도심의 벚꽃과 달리 절정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산자락에 연분홍 진달래도 여기저기 피어 있다.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광이 멋스럽다. 차창을 내려 봄바람을 호흡한다. 주암호의 끝자락이 바닥을 드러내 황량하다. 덕분에 물에 잠겼던 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풍경에 가슴 한켠이 울먹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