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항공의 보잉 747-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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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2년 6월 24일 호주로 향하던 영국 항공기가 인도네시아 자바 섬 남단을 지나갈 무렵이었다. 영국 조종사들은 조종실 창문을 통해 비행기 엔진에서 예사롭지 않은 붉은색 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보게 되었다. 동시에 객실에는 알 수 없는 연기가 차기 시작했다. 조종사들과 승무원들은 처음에는 담배연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연기가 짙어졌고, 연기에서는 유황냄새도 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1번 엔진이 꺼지더니 몇 분 안 되어 2번 엔진이, 또 다시 몇 분 후 3, 4번 엔진이 연달아 꺼졌다. 4개의 엔진에 연료가 충분히 남아있었음에도 모조리 꺼져버린 것이다. 베테랑 조종사들은 이런 기이한 현상을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여간 모든 엔진이 꺼진 비상상황에서 영국항공기 747기는 순식간에 글라이더가 되어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조종사들은 이대로는 항공기가 호주까지 도저히 못 가겠다고 판단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공항에 비상착륙 하기 위해 기수를 자카르타 쪽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조종사들은 비행기 엔진에 화산재가 스며들어 시동이 꺼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곤 승객들에게 비행기가 왜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가는지 차분하게 안내방송을 했다.
그러나 안내방송을 들은 승객들은 창밖 비행기 엔진에 불이 붙은 것을 봤고 충격을 받았다. 또한 연기가 기내로 새어 들어오고 엔진이 꺼진 비행기가 급강하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승객들은 공포에 떨었다. 머리 위에서 산소마스크까지 떨어지자 승객들은 공포로 거의 실신할 지경이 되었다.
2010년 4월 15일 유럽에 닥친 '재앙'많은 승객들이 기도를 하거나 아무 종이에다 가족이나 연인에게 남길 유언을 쓰기 시작했다. 초조한 조종사들은 꺼진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 계속 재시동을 반복했다. 하지만 꺼진 엔진은 다시 켜지지 않았다. 몇 번의 불안한 엔진 재점화 시도 끝에 조종사들은 마침내 4번 엔진을 재점화 하는데 가까스로 성공했다. 뒤이어 나머지 1, 2, 3번 엔진도 모조리 재점화되었다. 그 와중에 다시 4번 엔진이 꺼졌다.
베테랑 조종사들은 엔진 3개만으로 자카르타 공항에 비상착륙하는데 성공한다. 승객과 승무원 중 사상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 다음날, 사고항공기 상태를 조사한 정비사들은 인도네시아 갈랑궁 화산의 화산재가 엔진에 들어가 항공기 엔진이 꺼진 것을 알게 되었다. 사고 당일 인도네시아의 갈룽궁 화산이 폭발했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날아온 화산재가 엔진에 유입돼서 결국 엔진이 꺼진 것이다.
이 사고를 계기로 영국정부는 그동안 무관심했던 화산폭발과 항공기 운항 사이의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28년이 지난 2010년 4월 15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 지역에 큰 재앙이 닥쳤다. 아이슬란드에서 화산이 폭발했고 그 화산재가 온 유럽 하늘을 덮어버린 것이다. 28년 전 인 1982년 인도네시아 화산재로 항공기 대형 참사를 맞을 뻔했던 영국정부는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하자 즉시 영국으로 출입하는 모든 항공기의 운항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전 세계에서 영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의 하늘길이 전면 폐쇄되었다.
영국의 비행금지가 발령되자 약 15만 명의 영국인들은 외국에 발이 묶였다. 이들이 한꺼번에 기차역과 항구로 몰리면서 기차와 선박의 모든 표는 매진되었다. 외국에 나가있는 영국인들이 귀국할 길이 막힌 것이다.
사재 털어 국민 수송작전 벌인 영국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