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 재난 컨트롤타워 아니다"

또 책임 떠넘기기, 안보실 중심→사고 여파 커지자 말바꿔... 국민 불신 더 커질 듯

등록 2014.04.23 16:25수정 2014.04.2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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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10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무능과 공직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인 김장수 실장은 23일 '세월호 사고 수습에 정부 당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안보실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국가안보실이 재난 컨트롤타워라는 언론의 보도는 오보"라고 전했다.

민 대변인은 또 "국가안보실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재난 상황에 대한 정보도 빨리 알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다"며 "NSC의 역할은 정보를 습득해서 각 수석실에 전달해주는 것이지 재난상황의 컨트롤타워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NSC는) 국가안보와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이 많은 부서"라며 "왜 안보실이 모습을 안 드러내느냐는 지적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궁색한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사고 관련 첫 브리핑 떄 국가안보실 역할 강조


지난 16일 사고 발생 당시만 해도 청와대는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에서 김 실장이 침몰 사고에 대해 실시간 대응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당시 세월호 사고 관련 첫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오전 진도 인근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사고와 관련해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즉각적인 보고를 받았다"며 "현재 청와대는 김장수 안보실장이 위기관리센터에서 사고와 구조현황을 파악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관련 상황을 즉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실장을 중심으로 사고에 대해 실시간 대응을 하는 등 사실상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참사의 여파가 커지자 국가안보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안보·외교·국방 분야로만 선을 긋고, 안전행정부에 설치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번 사고의 컨트롤타워라고 책임을 미뤘다.

또 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가 사고 초기 각 부처에서 올라온 부정확한 정보를 걸러내지 못해 초동 대처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일자 국가안보실은 단순히 정보 전달 역할만 한다고 말을 바꿨다. 

청와대마저 궁색한 책임 회피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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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주재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 청와대


각 부처들이 사고 수습 과정에서 서로 책임 떠넘기기를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청와대마저 궁색한 책임 회피에 나선 것이다.

특히 김 실장의 '해명'을 전한 민경욱 대변인은 구조된 학생들과 실종자 가족들이 응급치료를 받고 있던 곳에서 의자에 앉아 컵라면을 먹은 서남수 교육부 장관을 감싸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관련기사 : "라면에 계란 넣어 먹은 것도 아니고..." 청와대 대변인의 '서남수 장관 감싸기')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청와대 대변인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에 이어 김장수 실장마저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부에 대한 불신과 비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장수 #민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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