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논란' 주승용 의원 논문... "설문조사 부실"

설문지 배포수-응답수-회수율 등 누락... "설계자 의도대로 정책 제언"

등록 2014.05.01 17:26수정 2014.05.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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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박사학위 논문(<전남 연안해역의 수산자원 및 어항 관리에 관한 연구>·전남대 2013년 8월)이 표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논문의 정책 제언 등의 근거로 활용한 설문조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등일보>는 지난달 15일 "주 의원의 논문은 지난 2009년 12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신영태 등이 공동으로 작성한 <우리나라 수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기초연구>라는 정책연구서와 상당부분 일치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 학계 관계자의 말을 빌어 "주 의원의 논문은 외국 문헌 및 국내 순수연구 논문을 인용하지 않고 표절을 피해가려고 어구만 바꿨을 뿐 정책연구서 일부 내용이 그대로 포함돼 있어 명제가 본질적으로 똑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주승용 의원 학위 논문 논란... "정책제언 위한 조사 부실"

 표절의혹 논란이 불거진 주승용 의원의 논문.
표절의혹 논란이 불거진 주승용 의원의 논문.강성관

그러면서 신문은 ▲ SWOT(강점, 약점, 기회, 위협) 분석틀 일치 ▲ 소제목 상당수 일치 ▲ 출처 표기 미흡 등을 거론하며 주 의원의 논문을 비판했다.

보도 직후 주 의원 측은 "아니면 말고 식으로 흑색선전을 하는 구태정치의 일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논문 심사를 담당한 전남대학교 교수들도 의혹에 강력히 반발했다.

주 의원 측은 "논문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며 "논문은 정책연구서 뿐만 아니라 전남도, 통계청, 한국수산회, 농식품부에 등에서 발표한 자료까지도 함께 분석의 틀 내에 포함해 제시하고 있어 정책연구서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 의원 측은 "'카피킬러'와 전남대 도서관의 'Turnitin' 등 논문표절 검색 프로그램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가 주 의원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 정책 제언 제시를 위한 설문조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의원의 논문 86쪽 각주에는 '전남 수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방법, 기간, 대상, 주요 조사내용 등 개요가 기재돼 있다.


하지만 설문지의 전체 배포수와 회수율, 전체 응답자 수 등 설문조사 결과에서 명확히 표기돼야 할 항목이 누락돼 있다. 또한 어촌계장·수산경영인·학계 등을 조사대상으로 했다고 했지만, 이들이 실제 관련 분야에서 얼마나 일했는지 등 구체적인 응답자의 특성 역시 서술돼 있지 않다.

다만 논문에는 '유효응답자(기자 주 -  응답자수와 다름)'가 143명으로 기재돼 있다.

<오마이뉴스>가 의뢰해 논문을 검토한 한 대학의 A교수는 "설문지를 배포했으면 전체 배포수, 응답수, 회수율 등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기초적인 게 없다"며 "큰 대학의 여러 교수들이 이 부분을 지적하지 않았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 측 "이메일 도용"

주 의원의 논문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 수산자원 지속가능성 확보 ▲ 바다조성 및 숲 조성 ▲ 연근의 어업구조 개편 ▲ 어업 질서의 효율 등 정책 제언을 하고 있다. A교수는 "(부실한) 설문조사를 통한 정책 제언은 근거가 부실하다"며 "설계자의 의도대로 정책 제언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주 의원 측은 "괴메일에 의한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대처하고,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이메일 발송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경찰은 표절 의혹을 제기한 메일이 순천과 광양 PC방에서 발신된 사실을 확인했지만, 실제 발신자가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해당 메일이 이낙연 의원 '비서관 이메일'로 지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낙연 의원 측은 지난달 27일 "10여 년 전부터 사용해온 저희 측 관계자(이 의원 비서관)의 이메일이 도용됐다는 의혹이 있다"며 경찰 수사를 요청했다. 또 이 의원 측은 "관련한 제보를 받아 정리한 자료를 몇몇 지인들과 공유한 적은 있지만 이메일 유포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초 '나비나비'라는 발신자 이름으로,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는 이메일이 언론사 기자들에게 발송됐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전남지사 경선은 오는 10일 전남 장흥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승용 의원 논문표절 논란 #전남지사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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