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분노
온 산 온 들에
저리도 푸르른 잎새 눈부시고
아름다움의 결정,
개나리 진달래 목련 매화, 갖가지 봄 꽃들이
저리도 지천에 가득한데,
새 순 피어나는
싱그러운 나무같은 그대들, 어디로 갔는가!
진정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아이들, 선생님들, 사람들,
어디로 사라졌나!
자연의 신은 천지에
기적같은 새 생명 피워주고
솔로몬의 영화보다 귀한 꽃 안겨주어
산천은 저리도 찬란하건만
하늘로부터
꽃보다 초목보다 귀하게
보물같은 선물로 받은 아이들, 생명들,
누가 이 생때같은 우리 아이들,
바다에 빠뜨리고,
끝내 구조하지 않았는가!
생살 뜯기는 처절한 통곡앞에
의례적 사과와 애도, 슬픔만의 시나 노래는
부실한 세월호나 다름없다.
하염없이 흐르다
또 다시 흐르는 눈물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원혼을 다 달래지 못하는
맹골수로물의 일부가 될 뿐.
분노하라, 하늘같은 사람들이여!
이 나라의 주인공들이여, 거룩하게 분노하라!
천하와도 바꿀 수 없는 우리 아이들, 생명들
침몰시키고,
끝내 수장시킨 이들에 분노하라!
생명을 담보로 돈벌이에 매몰된 이들과
그런 무리 감싸주고 비호해 온 기관들,
저 산허리 자리잡은 우리나라 꼭대기집부터 하부까지
부실과 불법, 부정,
조작과 무사안일의 무풍지대에
또아리를 틀게 한 총책에 까지
분노하라, 거룩한 분노!
맹골수로보다 물살 빠른
명랑해전의 울둘목 바다처럼 물결쳐라. ('14.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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