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수학여행에 들떴던 아이들, 243 세월호에 수장된 아이들, 16 세의 어린 희생자들, 12일 동안의 기다림, 왜 1일째 구조하지 않았나, 결국 구조된 숫자는 0 : 펀딩 마감 27시간이 남은 시각, 3346명이 14만1858달러를 모금해 244%의 참여율을 보여주고 있다.
인디고고
그 때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관련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한 회원이 터키의 경우를 참조해 직접 신문사와 협상을 해보겠다는 내용이었다.
"여러분, 정말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오늘 <뉴욕타임스>와의 협상에 성공해서 전면광고를 5만2030달러에 내는 것으로 컨펌을 받았습니다! 저희 모금목표는 5만8000달러가 약간 넘는 금액으로 정했습니다. 9% 인디고고 수수료 + 3% 페이팔 수수료를 더한 금액입니다. 그럼 많은 성원과 동참 부탁드립니다. 전 이만 아기 재우러 갑니다."목표는 5만8273달러. 해볼 만한 금액이었다. 4월 29일, 앞으로 열흘을 목표로 본격적인 모금이 시작됐다.
JC, JH, RH아줌마들의 호응은 뜨거웠다. 사이트가 개설되고 채 하루가 되지 않은 20시간 만에 초기 목표했던 비용의 두 배인 11만3615달러를 모은 것이다
까다롭고 꼼꼼한 주부들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큰 신뢰와 호응을 이끌어 낸 배경에는 이 광고를 주도한 세 사람의 주인공이 있다. JC, JH, RH. 초기 자신의 신원을 공개하며 의욕적으로 광고를 추진한 이 세 사람은 지금은 이런 건조한 이름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펀딩 모금을 담당하는 인디고고(Indiegogo) 측에서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해 실명이 아닌 이니셜 쓰기를 제안한 것이다.
모금에 참여한 누구도 이들이 어디에 살고 있고 어떤 일을 하는지는 알려 하지 않는다. 다른 주부들처럼 아이를 키우고 직장에 다니는 평범한 엄마라는 사실 외에는 말이다. 하지만 이 세 사람은 광고 시안부터 카피, 모금의 법적 문제, 신문사와의 협상 등 굵직한 일들을 척척 처리하며 회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솔직히 모금이 벌어진 지난 열흘 동안, 이들의 마음고생은 상상을 초월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댓글 알바로 추정되는 이들의 글들이 사이트 게시판을 도배하기 시작했다. 외신에 대한 번역 작업과 <뉴욕타임스> 광고 기사가 한국에 소개된 지난 4월 말부터 이들의 방해는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모금의 순수성을 폄훼하고 훼손하게 하는 댓글들과 작성 글들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더불어 회원들이 쓴 정부 비판 글들이 삭제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뉴욕타임스> 광고의 성격을 바꾸려는 의도가 담긴 글들이 줄을 이었다. 광고 진행팀들의 신원을 의심하고 이들과 어떻게든 접촉하려는 시도도 부쩍 늘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쓴 글들이 계속 지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분개한 회원들의 강력한 항의에 사이트 관리자가 며칠 만에 해킹에 의한 공격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보안을 강화한다는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