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 대표두 시간 가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도 그는 끝까지 진지하게 대답해 주었다.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그에게서 받았다.
조승완
나비 효과라는 말이 있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태풍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비가 날개를 움직인다고 모두 태풍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비도 나비 나름이다.
'그 나비'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박완규 <동부매일> 대표를 만나러 갔다. 물어물어 찾아간 신문사는 생각보다 작았다. 컴퓨터 몇 대가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바닥에는 신문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 여수 드림오케스트라가 값진 건 '소수 다액'이 아니라 '다수 소액'으로 만들어졌다는 데도 있다고 하던데요. 어떻게, 메일 한 통으로 그렇게 많은 분들이 후원자로 나서게 되었어요? "(웃음) 제가 초록우산 여수지회장이 된다고 하니 어떤 분이 그러셨대요. '그분 돈 많아?' 사실, 저는 '돈'이 별로 없어요. 하지만 저에게는 '사람'이 많아요. 저를 믿어 주고 저를 챙겨 주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이 일에 도움이 필요합니다'하고 말씀드리면 마치 자기 일처럼 나서 주는 분들이 많다는 얘기죠. 여수드림오케스트라도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아니고, 동참해 주신 분들이 정말 멋진 분들이지요."
- 어려운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돕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그런 일을 하고 계시나요?"아이들을 도울 때는 이런 마음으로 해요. 아이들이 '아, 내가 필요하면 누군가 도와주는구나'하고 의지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대신에, 그들 스스로 일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데, 그때 누군가가 도움을 줬다 이렇게 느끼게 하자는 것이지요. 그래서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아, 내가 혼자 큰 게 아니라 많은 분들의 사랑과 도움에 의해서 컸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갖고 있는 원칙이라면 원칙이기도 하고요."
인터뷰를 하는데도 대표님의 핸드폰은 정말 쉬지 않고 울렸다. 하지만 그는 모든 이들에게 공손하게 대했고, 어린아이같이 밝게 웃었다. 몹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그에게서, 고담함도 때로는 힘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좋은 일을 하는 사람도 귀하지만 좋은 일을 하게 하는 사람이 더욱 귀하다던 어른들의 말씀, 틀린 것 하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