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교육청 5급 승진 삼진 아웃 제도 무력화 논란

의견 수렴절차 없는 인사원칙 변경에 일선 공무원 반발

등록 2014.05.19 09:45수정 2014.05.19 09:45
0
원고료로 응원
경상남도교육청은 일반직 지방공무원의 5급(사무관) 승진과 관련하여 2006년부터 삼진 아웃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여기서 삼진 아웃 제도란 동일인에게 일반승진시험 응시기회를 3회까지 부여하고 최종 횟수까지 합격하지 못하면 이후 응시기회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는 승진기회의 균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일선 지방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만든 인사 개혁조치의 한 부분이다. 사무관승진 시험에 응시하려면 근무평정을 기준으로 하는 승진후보자 명부순위가 일정한 배수 안에 들어야 하는데 한 사람에 대한 계속적인 기회부여는 다른 사람에 대한 기회 박탈을 가져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경상남도교육청은 해마다 지방공무원 인사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삼진 아웃 제도의 변함없는 시행을 확인 해왔다. 그런데 금년 2월에 발표한 2014년도 인사운영 기본계획에는 삼진 아웃 해당자에 대한 응시기회 제한의 방법으로 예년과는 달리 근무평정 하향평정이란 말 앞에 '3회 차 불합격 이후 3년간'이란 문구를 삽입하여 3년까지만 제한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이 말은 삼진 아웃이 되었어도 3년이 지나면 그 제한이 해제된다는 뜻으로 해석되어 일선 공무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학교에 근무하는 어느 6급 공무원은 이는 사실상 삼진 아웃 제도의 폐지 내지 무력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사원칙의 중대한 변경인데 어떻게 이해당사자인 일선 공무원들의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도교육청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인사의 객관성․투명성․공정성 확보로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 실현으로 인사의 신뢰 구축이라는 대원칙을 스스로 부정하는 도교육청의 이러한 행태에 대하여 대다수 일선 공무원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닥칠 불이익을 염려하여 차마 말은 못하고 냉가슴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 어떤 이는 도교육청에 항의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하며 늘 그래왔다는 듯 학습된 무기력을 나타내기도하였다. 

한편, 도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사무관 승진자의 연령대는 낮아지는데 반하여  6급 공무원 중 삼진 아웃자의 비율은 높아짐에 따라 이들의 근무의욕 상실과 조직문화의 침체가 문제 된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삼진 아웃된 후 3년이 경과한 때에는 근무실적 우수자에게 한 번 더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자"는 것이 위와 같은 방침 변경의 취지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인천광역시교육청도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에는 6급 경력 10년차가 넘어도 단 한 번의 응시기회 조차 얻지 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이미 시험기회를 3번이나 받았으면 충분하지 않느냐며, 공무원 조직의 활성화와 사기진작을 위해 지금 시급한 것은 삼진아웃 대상자 구제가 아니라 아무 잘못 없이 그와 같은 경력으로도 시험 한번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응시기회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남교육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삼진 아웃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될 경우 공무원들이 사무관 승진이 될 때까지 업무를 떠나 공부에 매달리거나 인사권자에게 잘 보이려고 부패한 행위를 할 우려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도교육청의 위와 같은 삼진 아웃 제도의 변경이 특정인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러면서 삼진 아웃자의 구제는 죄 없는 다른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부당하며, 인사원칙을 훼손하는 도교육청의 이번 방침에 대해 묵과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삼진 아웃 #사무관승진 #경남교육청 #인사원칙 #근무평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을 위해 애쓰는 경남교육청 소속 공무원이었으며, 지금은 경남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댄스스포츠를 국민 생활체육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무도예술인임.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2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3. 3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미 대선, 200여 년 만에 처음 보는 사태 벌어질 수도
  4. 4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민주당 지지할 거면 왜 탈북했어?" 분단 이념의 폭력성
  5. 5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김건희·명태균 의혹에... 지금 대한민국은 무정부 상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