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찾은 정몽준, 시장상인들 환영 뜨거워

떡·명란젓·고구마 직접 구입하며 스킨십 행보... "박원순 무능력한 후보" 공세

등록 2014.05.22 19:12수정 2014.05.22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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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시장 간 정몽준 '입이 떡 하니 벌어졌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상인이 주는 떡을 받아 먹고 있다.

시장 간 정몽준 '입이 떡 하니 벌어졌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상인이 주는 떡을 받아 먹고 있다. ⓒ 이희훈


"걱정하지 마세요. 힘내세요."
"이길 겁니다. 이겨야 됩니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정 후보는 6.4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22일 오후 서울 종로5가 광장시장을 방문했다. 강북권인데다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캠프가 지척에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는 느껴지지 않았다.

정 후보도 수더분하게 상인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각 상점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며 몇몇 물건들은 직접 지갑을 꺼내 계산했다. 떡·대추·밤·고구마·명란젓·문어 등을 담은 검은 비닐봉지가 수행비서에게 들려졌다. 주전부리도 이어졌다. 떡이나 파전, 김밥 등이 그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광장시장을 빠져나오기 직전에는 음료를 파는 노점에서 레모네이드를 마셨다.

'서울을 위하여' 즉석 막걸리 건배까지... "여당이라서 무조건 좋아"

a 악수하는 정몽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방문해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악수하는 정몽준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방문해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상인들도 적극적이었다. 정 후보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게 안으로 들이는 상인도 있었다. 송이버섯을 파는 한 상인은 정 후보에게 개당 200원짜리 야쿠르트를 권했다. 광장시장 먹자골목 빈대떡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이들은 정 후보를 불러 세워 막걸리를 함께 마셨다. "서울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도 곁들여졌다.

한 중년 여성은 정 후보에게 안기며 지지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여의도 주민이라고 밝힌 한 할머니는 "내 꿈에도 나오니깐, 걱정하지 말라"면서 정 후보를 격려했다. 정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던 한 중년 여성은 "왜 정 후보를 지지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여당이라서 무조건 좋아, 야당은 싫어"라고 말했다. 야당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답은 없었다.


정 후보는 "열심히 하겠다", "오늘 저녁 7시 KBS에서 녹화한 것(TV연설) 나오는데 봐달라"고 호소했다.

광장시장보다 앞서 갔던 서대문 영천시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정 후보는 이곳에서 이해돈 서대문구청장 후보 등과 함께 상인들을 만났다. 한 족발집 사장은 그의 손을 잡으며 "시장 지붕 공사에 협조해달라"고 얘기했다. 수족관 등을 파는 가게에서는 정 후보의 사인을 받았다. 수행원과 기자 등이 엉키며 통행이 어려워지자 한 지지자는 일부러 수행원에게 다가가 "길을 조금 더 틔워야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참기름 등을 파는 상인 서순원(63)씨는 "잠자고 있는 서울을 확 깨워서 영천시장을 발전시켜달라"고 정 후보에게 인사했다. 정 후보의 슬로건인 '잠자고 있는 서울을 깨우겠다'를 일부러 포함시켜 인사한 것. 그러나 서씨는 "정 후보를 본래 지지했느냐"는 질문에 "지지를 결정한 건 아니다"라며 "나는 대형마트와 소형마트를 규제해 재래시장이 자생적으로 살아날 수 있도록 해주는 후보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a 정몽준의 식전 사인 "너무 맛있어요"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방문해 점심 식사를 기다리던 중 사인을 하고 있다.

정몽준의 식전 사인 "너무 맛있어요"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가 유세 첫날인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에 방문해 점심 식사를 기다리던 중 사인을 하고 있다. ⓒ 이희훈


해프닝도 있었다. 한 노인은 "돈을 짊어지고 갈 것 아니지 않나, 돈을 어려운 사람에게 많이 뿌려라"라고 정 후보에게 거듭 요구하다가 경호 문제로 파견 나온 경찰 관계자들의 제지를 받았다.

정 후보는 광장시장을 나오며 "시장 분들이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 "어렸을 때 어머니를 따라 시장에 간 기억이 있다, 시장에 오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곳 이상의 많은 추억이 있다"라며 전통시장 활성화를 약속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따라 엄지손가락을 들며 "필승"이라고 말했다.

'안전 행보'도 계속 이어져... "박원순의 뉴타운 방치, 일종의 범죄행위"

한편, 정 후보는 이날 시장 방문에 앞서 용산 이촌동의 노후아파트와 한남 뉴타운 3구역을 방문하며 박원순 후보를 향한 '견제구'도 날렸다. 그는 "(안전등급) D등급을 받은 지 5년이 지난 건물에 주민이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라며 용산개발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한남 뉴타운 지역에서는 "박 후보는 뉴타운 사업을 방치하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계산한 것"이라며 "선거표를 계산해 행정을 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라고 비난했다.

오후 4시 중구 신당동에서 열린 새누리당 중구청장 출정식에서는 "지난 박원순 시장의 3년은 잃어버린 3년이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박 후보는 임기 동안 임대주택 8만 호를 초과공급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1만 호도 공급하지 않았고 서울에 일자리를 40만 개 만들었다는 것도 거짓말이다"라며 "박 후보는 한마디로 무능하고 위험한 후보"라고 말했다.
#정몽준 #전통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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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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