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혜림 기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증거를 없앤 혐의로 기소된 경찰 간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우인성 판사는 5일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모 경감에게 징역 9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박 경감은 서울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팀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5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의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서울청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업무용 컴퓨터의 기존 삭제 파일을 영원히 복구하지 못하도록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우 판사는 "증거인멸죄의 유무죄 판단시 타인의 형사사건이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로 판결 선고된 점은 고려되지 않는다"며 "이 때의 증거는 사건 일체의 자료를 의미하며 그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효력이 소멸 혹은 감소된 일체의 증거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우 판사는 이어 "피고인의 (인멸) 행위 자체가 인정된다"며 "그의 지위·직책을 고려하면 박 경감은 당시 (인멸) 행위의 중요성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관련자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고 다른 증거들로 (사건의) 실체 확인이 가능했던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함께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혐의와 관련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려는 검찰의 노력을 방해하고 법원의 영장 제도를 부정해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박 경감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한편,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축소·은폐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청장은 1심과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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