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여동재개발지구저장장치가 꼬여 사진이 엇나갔다. 마치, 이 엇나간 사진처럼, 교회는 그곳에 오래 있었지만, 지역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는 그저 종교부지를 받기 위해 주변의 땅을 사들이는 일이 주된 일이었다. 그 교회는 제법 좋은 곳에 종교부지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교회 100개가 있은들 무엇을 할 것인가? 교회뿐 아니라 종교가 엇나가도 한참 엇나가 본래의 길을 걸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 단면을 보는 것이다.
김민수
재개발지구 골목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면 어렵지 않게 '십자가 첨탑'이 보였다. 십자가 첨탑만이 아니라 이런저런 종교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작은 표지들과 점집들도 많이 보였다.
종교가 가난한 이들에게 위로도 주었겠지만, 진정한 위로한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진정한 위로란, 그들이 그곳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정말, 해법이 없었을까?
그 지역에 있으면서도 그 지역이 현안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나 외치는 교회가 그곳에 왜 필요한 것인가? 단지, 종교부지만 받으면 '할렐루야!'겠지. 괜스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도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그래야겠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시원한 바람은 재개발지구 골목길도 피한다. 이 여름을 저 찜통 같은 집에서 나야 한다.
재개발 병에 걸린 대한민국, 단 하루도 공사가 없으면 불안한 나라에서 살고있음에 오히려 익숙한 대한민국.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이며 그 개발의 광풍 속에서 미소짓는 이들은 누구인가? 그 미소짓는 한 켠에 종교도 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마음 아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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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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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지구에 우뚝 선 십자가... 누구를 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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