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구에 우뚝 선 십자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포토에세이] 거여동재개발지구의 여름(3)

등록 2014.06.11 17:09수정 2014.06.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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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동재개발지구 뜨거운 여름이지만 연탄불이 피워져 있다. 취사용으로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리차를 끓이는지 주전자에서는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난다.
거여동재개발지구뜨거운 여름이지만 연탄불이 피워져 있다. 취사용으로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보리차를 끓이는지 주전자에서는 구수한 보리차 냄새가 난다.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재활용품을 모아둔 집, 버릴 것이 하나도 없었는가 보다. 두면 어딘가 쓸모가 있을 것으로 여겨 버리지 못하고 하나 둘 모아둔 것들로 만물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우리가 버리는 것들 중에 필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으며, 소유한 것들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은 얼마나 되겠는가?
거여동재개발지구재활용품을 모아둔 집, 버릴 것이 하나도 없었는가 보다. 두면 어딘가 쓸모가 있을 것으로 여겨 버리지 못하고 하나 둘 모아둔 것들로 만물상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우리가 버리는 것들 중에 필요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으며, 소유한 것들 중에서 꼭 필요한 것은 얼마나 되겠는가?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화분과 자투리땅, 흙이 있는 곳이면 무엇이든 심고 가꾼다. 그래도 이 골목엔 사는 분들이 많아 골목길로 깨끗히 정리가 되었다. 만일, 사람들이 떠나지 않았더라면 비좁아도 깨끗하게 오밀조밀 가꿔가며 살았을 것이다. 조금 불편해도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거여동재개발지구화분과 자투리땅, 흙이 있는 곳이면 무엇이든 심고 가꾼다. 그래도 이 골목엔 사는 분들이 많아 골목길로 깨끗히 정리가 되었다. 만일, 사람들이 떠나지 않았더라면 비좁아도 깨끗하게 오밀조밀 가꿔가며 살았을 것이다. 조금 불편해도 마음 편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어디서 딴 것일까? 벌써 붉은 고추라니...뜨거운 여름 햇살에 잘 마른 태양초, 가을에 말린 태양초와 다른 맛일까? 사람들이 떠나 허물어진 집에 놓여진 소쿠리의 붉은 고추는 아직도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려주는 표지다.
거여동재개발지구어디서 딴 것일까? 벌써 붉은 고추라니...뜨거운 여름 햇살에 잘 마른 태양초, 가을에 말린 태양초와 다른 맛일까? 사람들이 떠나 허물어진 집에 놓여진 소쿠리의 붉은 고추는 아직도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알려주는 표지다.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좁은 골목길이 푸르디 푸르다. 무릇 집이든 동네든 사람이 살아야 사람 사는 것 같아지는 법이다. 재개발의 광풍이 이곳에 몰아치면서 부터 이곳은 급속도로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
거여동재개발지구좁은 골목길이 푸르디 푸르다. 무릇 집이든 동네든 사람이 살아야 사람 사는 것 같아지는 법이다. 재개발의 광풍이 이곳에 몰아치면서 부터 이곳은 급속도로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 것이다.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아직도 영업중인 새서울 이발관은 내가 어렸을 적에도 이곳에서 영업을 했었으니 적어도 30년 이상 이곳에서 영업을 했을 터이다. 서울도 아니고 '새'자가 붙은 서울이다. 어쩌면 '새마을'처럼 '새서울'을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재개발이 되면 그 꿈이 이뤄지는 것일까? 새마을운동처럼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바뀌는 것은 아닐까?
거여동재개발지구아직도 영업중인 새서울 이발관은 내가 어렸을 적에도 이곳에서 영업을 했었으니 적어도 30년 이상 이곳에서 영업을 했을 터이다. 서울도 아니고 '새'자가 붙은 서울이다. 어쩌면 '새마을'처럼 '새서울'을 만들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재개발이 되면 그 꿈이 이뤄지는 것일까? 새마을운동처럼 겉모습만 그럴듯하게 바뀌는 것은 아닐까?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재개발지구에 있는 구멍가게, 지금은 구멍가게지만 그래도 어엿한 슈퍼였으며 한 때는 장사가 잘 되었을 것이다. 이제 동네 꼬마들과 외상거래를 할 수 있는 이들이 생필품을 구하는 그야말로 구멍가게가 된 것이다.
거여동재개발지구재개발지구에 있는 구멍가게, 지금은 구멍가게지만 그래도 어엿한 슈퍼였으며 한 때는 장사가 잘 되었을 것이다. 이제 동네 꼬마들과 외상거래를 할 수 있는 이들이 생필품을 구하는 그야말로 구멍가게가 된 것이다.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저 붉은 깃발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곳에 사는 분들이 과연 공권력의 횡포를 이겨낼 수 있을까? 누가 연대를 해서라도 이곳을 지킬 수 있는 것인지, 이곳을 지킨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참으로 복잡다단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국록을 주는 것 아닌가?
거여동재개발지구재개발이 본격화되면 저 붉은 깃발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곳에 사는 분들이 과연 공권력의 횡포를 이겨낼 수 있을까? 누가 연대를 해서라도 이곳을 지킬 수 있는 것인지, 이곳을 지킨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참으로 복잡다단한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그런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하라고 국록을 주는 것 아닌가?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골목길을 걷다보면 십자가 첨탑이 많이 보인다. 물론, 그 작은 골목에 이런저런 점을 보는 집들도 많다. 기댈 곳이 거기밖에 없는데, 거기(종교)는 무엇을 했는가? 가난한 사람들의 연보에 기대어 자기들 먹고사는 혹은 종교부지라도 받으리라는 원대한 로또를 꿈꾸며 그곳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거여동재개발지구골목길을 걷다보면 십자가 첨탑이 많이 보인다. 물론, 그 작은 골목에 이런저런 점을 보는 집들도 많다. 기댈 곳이 거기밖에 없는데, 거기(종교)는 무엇을 했는가? 가난한 사람들의 연보에 기대어 자기들 먹고사는 혹은 종교부지라도 받으리라는 원대한 로또를 꿈꾸며 그곳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김민수

거여동재개발지구 저장장치가 꼬여 사진이 엇나갔다. 마치, 이 엇나간 사진처럼, 교회는 그곳에 오래 있었지만, 지역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는 그저 종교부지를 받기 위해 주변의 땅을 사들이는 일이 주된 일이었다. 그 교회는 제법 좋은 곳에 종교부지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교회 100개가 있은들 무엇을 할 것인가? 교회뿐 아니라 종교가 엇나가도 한참 엇나가 본래의 길을 걸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 단면을 보는 것이다.
거여동재개발지구저장장치가 꼬여 사진이 엇나갔다. 마치, 이 엇나간 사진처럼, 교회는 그곳에 오래 있었지만, 지역을 위해서 한 일이라고는 그저 종교부지를 받기 위해 주변의 땅을 사들이는 일이 주된 일이었다. 그 교회는 제법 좋은 곳에 종교부지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그런 교회 100개가 있은들 무엇을 할 것인가? 교회뿐 아니라 종교가 엇나가도 한참 엇나가 본래의 길을 걸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 단면을 보는 것이다.김민수

재개발지구 골목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면 어렵지 않게 '십자가 첨탑'이 보였다. 십자가 첨탑만이 아니라 이런저런 종교를 가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작은 표지들과 점집들도 많이 보였다.


종교가 가난한 이들에게 위로도 주었겠지만, 진정한 위로한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진정한 위로란, 그들이 그곳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정말, 해법이 없었을까?

그 지역에 있으면서도 그 지역이 현안들과는 전혀 상관없이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나 외치는 교회가 그곳에 왜 필요한 것인가? 단지, 종교부지만 받으면 '할렐루야!'겠지. 괜스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그래도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그래야겠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폭염이 기승을 부린다. 시원한 바람은 재개발지구 골목길도 피한다. 이 여름을 저 찜통 같은 집에서 나야 한다.

재개발 병에 걸린 대한민국, 단 하루도 공사가 없으면 불안한 나라에서 살고있음에 오히려 익숙한 대한민국. 과연 누구를 위한 개발이며 그 개발의 광풍 속에서 미소짓는 이들은 누구인가? 그 미소짓는 한 켠에 종교도 한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도 마음 아픈 현실이다.
#거여동재개발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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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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