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 의원의 대표직 사임을 보도하는 CNN.
CNN 누리집 갈무리
7선 의원이자 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로 공화당의 2인자인 에릭 캔터(51) 하원의원이 정치 신인에게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패배하는 이변이 일어나 미 정가가 충격에 휩싸였다.
10일(아래 현지 시각)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실시된 공화당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공화당 외곽 보수 단체인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정치 신인 데이비드 브랫(49)이 56%의 득표율을 기록해 44% 획득에 그친 캔터 의원을 여유 있게 누르고 공화당 후보로 선출되었다.
이에 따라 캔터 의원은 공화당 원내대표가 본선인 중간선거에 나가보지도 못하고 공화당 예비후보 경선에서 탈락하는 미국 현대 정치사 최고의 불명예를 안았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들은 '충격', '대규모 혼란', '지진' 등의 용어를 기사 제목으로 써가면서 충격에 빠진 공화당은 물론 미 정계의 반응을 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1899년 이래로 공화당 하원 대표가 (예비경선에서) 패배한 적은 없었다"며 "지난주 여론조사에서도 캔터 의원이 13% 차이로 브랫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었다"며 충격적인 이변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예상치 못한 패배에 캔터 원내대표는 "완전한 충격"이라고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는 이날 지지자들 앞에서 "실망스러운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이 나라를 믿는다"며 "다음에 우리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미 언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캔터, "원내대표 사임" 발표 거의 무명에 가까운 정치 신인인 데이비드 브랫 후보는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의 랜돌프메이컨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티파티' 등의 지원을 받아 이번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선거자금에 있어서도 캔터 의원이 540만 달러를 모금한 데 비해 20만 달러를 겨우 모으는 데 그친 브랫 후보가 캔터 의원을 이기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선거 직전까지 자체적으로 34% 차이 이상으로 가볍게 낙승할 것으로 예상했던 캔터 의원 캠프와 공화당 지도부는 오히려 12%에 가까운 차이로 브랫 후보에게 완패하자 거의 넋을 잃은 상태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지명도에만 안주한 캔터 의원이 지역구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브랫 후보는 '티파티' 등의 지원을 업고 각 지역 보수 단체와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밑바닥 지역을 훑고 다니면서 지지를 호소한 것이 이변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강경 보수 일변도로 대중적 지지도가 추락하던 '티파티'는 다시 한번 존재감을 부각하며 공화당을 더욱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대계 출신으로 정통 보수주의자 출신인 캔터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1인자인 존 베이너(오하이오주) 하원의장의 뒤를 이어 유력한 차기 하원의장으로 거론되는 등 공화당의 막강한 실세 정치인이었다.
캔터 의원은 예비경선 패배 다음 날인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패배로 고통스럽지만, 미래는 낙관한다"며 "7월 31일 자로 원내 대표직을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당권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전 지역에서 펼쳐지는 각 당의 예비경선(프라이머리)에서 무명의 정치 신인들이 연이어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는 등 미국 정치권은 새판 짜기에 들어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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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선의 공화당 2인자, 정치 신인에 패배... 미 정계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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