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월드컵 공인구 '브라주카'.
연합뉴스
직전의 남아공 월드컵의 공인구인 자블라니(Jabulani)는 너클링 효과가 월등했던 축구공이었다. 반면 이번 브라주카는 너클링 효과보다는 매그너스 효과가 두드러진 축구공이다. 두 공의 특성을 비교해 보면 이는 확연하다.
영국 쉐필드 할람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브라주카의 경우 너클링 효과는 시속 60km 이하로 공이 움직일 때 나타났다. 반면 자블라니는 90km에 육박하는 속도에서도 너클링 효과가 분명했다. 너클링 효과가 나타나는 속도 대가 브라주카는 시속 0~60km로, 자블라니의 0~90km에 비해 훨씬 적은 것이다(속도 0은 공이 움직이지 않을 때지만 표현 편의상 쓴 수치이다).
브라주카의 너클링 효과가 적은 것은 자블라니에 비해 홈이 깊고, 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축구공 거죽은 이어 붙여진 몇 개의 조각(패널)들로 인해, 조각들이 이어진 경계에 홈이 생긴다.
축구공 같은 구형 물체의 표면에 나 있는 홈은 항력을 감소 시켜, 너클링 효과를 줄여준다. 브라주카 표면의 홈 깊이는 1.56mm로, 자블라니의 0.48mm에 비해 3배 이상이나 깊다. 또 홈 전체 길이도 브라주카가 327센티미터로 자블라니의 203센티미터보다 50% 이상 길다.
구형 물체 표면의 홈이 너클링 효과를 줄여주는 보다 알기 쉬운 예는 골프 볼에서 찾을 수 있다. 골프 볼 표면은 올록볼록 이른바 딤플(dimple) 이라는 것들이 나 있다.
딤플 덕분에 아마추어 골퍼들은 야구 홈런의 2배에 가까운 200m 이상 골프 공을 날려 보낼 수 있다. 만일 딤플이 없는 매끈한 골프공이라면, 아마추어 남성 골퍼의 티샷 기준으로 딤플이 있는 공의 절반 정도인 100m 남짓 날아가는 데 그칠 것이다. 똑같은 원리로, 야구 공 표면에 딤플을 만든다면, 홈런이 양산될 수밖에 없다.
딤플은 너클링 효과를 상쇄 시키고 반대로 매그너스 효과를 크게 한다. 또 축구공 거죽에는 홈만 있는 게 아니라 아주 미세한 돌기 같은 게 있다. 이른바 핌플(pimple)이다. 브라주카를 손으로 만져보면 까칠까칠한 느낌을 오는데, 이게 바로 핌플이다.
모든 축구공에는 핌플이 있지만 브라주카는 자블라니보다 핌플 구조가 더 잘 발달돼 있다. 깊고 긴 홈 외에 한결 발달된 핌플 구조 또한 너클링 효과를 감소 시킨다. 핌플이 딤플의 축소판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야구 공의 실밥이나 골프 공의 딤플, 축구 공의 핌플과 홈은 그러고 보면, 경기 양상에 보통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테니스 공의 보풀도 마찬가지다. 실밥이나 딤플, 핌플, 보풀이 없었다면 야구나 골프, 축구, 테니스 시합은 오늘날과는 경기 양상이 전적으로 달랐을 터이다.
축구공의 매그너스 효과는 보통 감아차기로 만들어진다. 오는 18일 러시아와 일전을 앞둔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이 공수 양면에서 브라주카의 감아 차기 특성에 정통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공유하기
축구대표팀이 꼭 알아야 할 '브라주카'의 비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