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박원순 착시 효과에서 깨어나야"

[새정치 '혁신모임' 토론회] 지방선거 평가, 김한길 대표와 의원들 의견 엇갈려

등록 2014.06.17 18:46수정 2014.06.17 18:46
10
원고료로 응원
6·4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새정치민주연합이 '대응 방안 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당장 지방선거 성과에 대해 당 지도부와 당 안팎의 여론 사이에 '이견'이 표출되면서 방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는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에서도 드러났다.

엇갈리는 6.4 지방선거 평가

당내 의견그룹인 혁신모임(준)은 17일 오후 국회에서 '6.4 지방선거 민심은 어땠는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축사에 나선 김한길 새정치연합 대표는 "6.4 지방선거가 어느 한 쪽의 승리라고 말할 수 없는 건 분명하지만, 적어도 박근혜 대통령의 기세가 거침없이 펼쳐지는 걸 차단한 선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지방선거는 집권세력의 무덤이라고 하지만 새 대통령 등장 후 얼마 후에 열리는 선거냐가 중요하다, 취임 1년 3개월 만에 열린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이번 선거를 열심히 해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평했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지 얼마 안 된 시기에 정부 여당의 독주를 막는 데 역할을 한, 어느 정도 선방한 선거 결과라는 설명이다.

a  새정치연합 '혁신모임'(준)이 마련한 '6.4 지방선거 민심은 어떠했는가' 토론회.

새정치연합 '혁신모임'(준)이 마련한 '6.4 지방선거 민심은 어떠했는가' 토론회. ⓒ 이주연


반면,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오영식 새정치연합 의원은 "전국 단위의 의제 설정과 프레임 형성에 실패했으며 광주 등의 공천잡음은 표 결집을 약화시켰다"라며 "콘트롤타워 기능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한 강력한 심판론을 끌어내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의 선거 전략상의 문제가 있었음을 꼬집은 지적이다.  

오 의원은 "당 내 의사 결정 구조도 재고해야 한다, 지금 의사 결정 구조로 7.30 재보궐을 준비하는 건 문제"라며 "두 공동대표와 18인의 최고위원 중심의 의사결정은 개선돼야 한다, 당무위원회라도 구성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최재성 의원 역시 "공천과정에 잡음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건 두 대표가 다 결정하게 한 '위임의 과잉'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라며 "또 여론조사가 공천의 정상적 도구로 쓰인 것도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당 내 혁신그룹인 '더 좋은 미래' 토론회에서 김기식 의원은 "6·4지방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했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그나마 성과를 이뤘다는 지도부와, 지도부의 전략이 부재해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원들 간의 의견 차가 명확한 셈이다.


"이번 선거가 무승부? 자족적 평가"

당 바깥의 인사들의 평가는 좀 더 냉혹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세월호 여파 등으로 인해 야당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됐지만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패배했다"라며 "대안 세력으로서 새정치연합이 한계를 보여준 선거이며 세월호 이후의 여론을 고려하면 집권당의 선방으로 볼 수 있다"라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새정치연합이 기득권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정치 질서를 수립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라며 "집권할만한 세력이라고 느낄만큼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지 않는다면 새정치연합의 정치적 미래를 결코 밝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더 신랄한 평가를 내놨다. 조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가 무승부라는 건 자족적이다, 야권에 확실히 유리한 조건에서 충분히 더 이길 수 있는 선거를 졌고 패배라고 보는 게 맞다"라며 "(새정치연합 내에) 박원순 착시 효과로 마치 범민주진보진영이 이긴 거 같은 착시가 있는데 이걸 깨트려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 상황에서 7.30 재보궐을 맞아야 하고 2016년 총선, 2017년이 잘 될까? 희망적이지 않다"라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진보교육감 당선자를 보면 새정치연합 의원들보다 훨씬 진보적인 분들이다, 새정치연합이 진보화를 포기하고 새누리 쪽에 다가가는 결단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새정치연합은 '진보좌파'가 아니라 아래로 가는 길을 택하는 '진보저파'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보를 포기한다는 건 스스로 망하는 길"이라고 잘라 말했다.
#새정치연합 #지방선거 토론회
댓글10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4. 4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5. 5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