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파행 예상되는데도 ... '황당 현수막' 게시

원구성도 안 했는데, 의장 축하 현수막은 누가 게시할까?

등록 2014.06.19 19:00수정 2014.06.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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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인천시의회가 원 구성도 하지 못하고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뽑히지도 않은 인천시의회 의장 축하 현수막이 인천 시내 곳곳에 게시되어 빈축을 사고 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지난 13일 6·4 지방선거를 통해 당선된 광역시의원들이 투표를 통해 7대 인천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노경수(중구1·64) 당선자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당시 의장 후보로 나선 제갈원영(연수3), 박승희(서구4), 신영은(남동2) 시의원 당선자는 각 7표, 6표, 2표를 얻었다.

새누리당이 7대 인천시의회에 과반을 점해 노 당선자는 무난히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될 것처럼 보였다. 새누리당은 인천시의회 35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하고 있다.

의장단 선거에 돈 봉투 의혹 불거져

하지만 새누리당 내 의장 선거에서 '돈 봉투' 의혹이 일면서, 일은 복잡하게 꼬여만 가고 있다. 의장 투표 과정에서 출마한 4명 가운데 일부가 지지를 호소하며, 대가성 돈 봉투를 돌렸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중·동·옹진)의 한 수행비서가 차량에서 빼낸 3000만 원을 검찰에 불법정치자금 증거로 제출했는데, 일각에선 이 돈이 인천시의회 의장 투표 과정에서 특정 후보자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한 후 그 대가로 받았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 인천시당 소속 시의원 당선자 12명은 18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불거진 의장 투표 과정에서 돈 봉투가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사후 조치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새정치연합 소속 시의원들은 "새누리당과 소속 시의원 당선자들에게 금품 제공설에 대해 기자회견이나 논평 등을 통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각종 의혹이 해명되기 전까지 의장 후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다.

새정치연합 소속 한 시의원 당선자는 "돈 봉투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새정치연합 소속 시의원 12명은 차기 의장단 선거를 보이콧 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만나 우리 측 요구안을 밝히고 추후 반영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혹 당사자로 알려진 차기 시의회 의장 내정자인 노경수 당선자는 만의 하나 박(상은) 의원과 연관이 있을 경우 의장은 물론 시의원도 사퇴할 것이라 밝혔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때까지 새정치연합은 '카더라' 식 선동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경수 당선자도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사실 무근이다. 새정치연합도 그렇게 정치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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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구성도 되지 않았는데, 노경수 시의원 당선자가 7대 인천시의회 의장으로 당선됐다는 축하 현수막이 인천시 중구에 걸려있다.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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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구에 걸린 축하 현수막. ⓒ 한만송


원구성도 안 되었는데, 축하 '황당 현수막' 게시

인천시의회는 다음달 1일 7대 전반기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다수당인 새누리당에서 차기 의장 후보로 선출된 노 당선자가 차기 의장으로 유력하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추측을 뿐이다. 또한 새정치연합이 의장단 선거에 돈 봉투 의혹이 남아 있다면서 반발하고 있어 앞 일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노 당선자가 7대 인천시의회 의장으로 선출됐다는 축하 현수막이 인천 시내 곳곳에 게시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현수막에는 '경축, 송북새마을금고 이사장 노경수 제 7대 인천광역시 의회 의장 당선'이라고 적혀 있었다. (위에서 두번째 사진) 북성동 주민자치위원회 명의로는 ' 노경수 7대 인천광역시의회 의장당선을 축하합니다'고 게시했다. (위 첫번재 사진)

기자가 19일 확인한 결과 이런 현수막은 인천시 중구와 남구를 중심으로 여러 장 게시되고 있다. 송북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을 제작, 게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경수 시의원 당선자도 전화 통화에서 "누가 게시를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어차피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남구 주민 문아무개(47)씨는 "새누리당이 의회의 과반을 차지했다고 선거도 안 해보고 당선을 기정 사실로 하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은 시민들을 우습게 보는 행위"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인천광역시의회 #돈 봉투 #박상은 #노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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