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의존 안 돼" vs. "박 대통령과 운명 함께"

새누리당 당권레이스 공식 개막... 양강 서청원·김무성 신경전 주목

등록 2014.07.03 12:11수정 2014.07.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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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당권레이스가 공식 개막했다. 차기 지도부에 도전하는 당권주자들은 3일 후보등록과 함께 전당대회 당일인 14일까지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개시한다.

서청원·김무성·이인제·홍문종·김태호·김영우·김을동·김상민 의원과 박창달 전 의원 등 총 9명이 당 지도부 5인 안에 들기 위해 경쟁할 예정이다. 당장, 양강구도를 그리며 연일 거친 신경전을 벌이는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최근 두 후보 사이에서는 '살생부' 논란까지 제기된 마당이다. 서 의원 측은 전날(2일) 캠프 대변인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보도에 의하면 김무성 후보측은 당대표가 되면 손봐야 할 살생부를 만들었다고 한다, '친박 3적'·'친박 5적' 등의 말이 나온다"라며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이요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측은 일단 '무대응' 방침이다. 그러나 당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계파 갈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을 때 등장했던 '살생부' 논란이 등장한 자체만으로도 이번 전당대회 후폭풍을 염려해야 할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이완구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모범적인 전당대회가 될 수 있도록 후보자들도 자중하는 처신을 부탁한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무성 "살생부 얘기한 적 없어...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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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동산에서 열린 '미래로 현장투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남소연


김무성 의원은 서 의원 측의 공세에 계속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다. 김 의원은 이날 후보 등록 후 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만나, '살생부 논란'에 대해 "저는 그런 말을 전혀 한 적이 없다"라며 "거기에 대응하고 변명하기 시작하면 또 다시 이전투구·진흙탕 싸움을 할 수 있어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이 자생력을 갖지 못하고 선거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존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라며 "이제 바뀌어야 한다, 당원이 주인되는 활기차고 자생력 있는 민주정당으로 거듭 나 국민의 삶을 지키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이뤄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네거티브 없는 선거, 돈봉투 없는 선거, 줄 세우기나 세 과시 없는 선거'라는 3무(無) 선거의 원칙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라며 "저부터 혁신하고 새누리당을 혁신하겠다는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새누리당을 짓눌러온 부패 이미지, 기득권 이미지, 폐쇄적인 이미지, 수구적인 이미지를 단호히 떨쳐 내겠다"라며 ▲ 미래정당으로의 재탄생 ▲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주는 '정당민주주의' 실현 ▲ 격차 해소 선도 ▲ 진영 논리 문제 해결 등을 약속했다.


자신을 7·30 재보궐선거와 차기 총·대선 승리의 적임자로도 꼽았다. 그는 "당대표가 되면 반드시 7·30 재보선에 승리해 새누리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동력이 되도록 하겠다, 2년 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3년 후 정권재창출에 주춧돌을 놓겠다"라며 "2012년 대선 때 야전침대에서 자며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열정으로 강한 새누리당, 당당한 새누리당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지방선거 때 엄중한 경고를 보내주셨던 국민들은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를 되살리기 위해 제 마지막 정치인생을 바치겠다"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미래를 향한 새누리당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승리도 자신했다. 그는 "전당대회 판세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지난 지방선거 당시 제공됐던 책임당원 명부 일부를 근거로 한 여론조사에서 제가 많이 (당대표로) 나온다"라며 "자신감을 가지되 자만감을 가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 하겠다"라고 밝혔다. 또 "1위와 2위의 격차가 적게 나면 또 당에 혼란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돼 안정된 당 운영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청원 "박근혜 정부와 정치운명 함께한다... 그것이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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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도전 선언한 서청원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6월 19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 뜻을 받아 국정을 주도하고 무한 책임을 지는 책임정당의 '책임대표'가 되고자 한다"면서 7·14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 남소연


반면, 서청원 의원은 박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를 찾았다. 또 "박근혜 정부와 정치운명을 함께할 것"이라며 "그것이 박 대통령과 국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친박의 맏형'인 자신의 위치를 최대한 부각하며 '경쟁자'인 김 의원과 차별화를 둔 것이다.

서 의원은 이날 구미시청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를 위기에서 구하기 위해 집권당이 바로 서고 책임을 다 해야 한다, 그것이 '의리'다"라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당·청 간의 수평적 관계'를 반드시 정착시키겠다"라고 다짐했다.

특히 "국민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받들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라며 "국민과 대통령 간에 신뢰의 가교가 될 수 있는 저만이 정부를 바꾸고 인도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김 의원보다 박 대통령과 친밀한 자신이 당대표로서 긴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신을 '부패·구태 이미지'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저는 30여 년 동안 서울 동작구 서민 아파트에 살고 있다"라며 "박 대통령도 의원 시절 차 한 잔 마시고 가셨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33년 동안 7선의 국회의원, 장관, 여당의 원내총무, 사무총장, 대표를 지내면서도 대한민국에 땅 한 평 없고 국회의원 재산등록에서 만년 최하위였다"라며 "누구보다 서민의 애환과 젊은이들의 갈망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공천권에 대해서 "특정인의 권력행사의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라며 김 의원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저는 공천학살을 통한 정치보복의 대표적 희생양이었다"라며 "'상향식 공천'을 반드시 정착시켜 당내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삼겠다"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마지막까지 '의리'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여 숨죽이며 박근혜 정부를 지원해주신 당원동지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부탁드린다"라며 "집권여당의 주인으로 국정에 참여해 주시라, 동지의 의리와 국가에 대한 충성이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7.14 전당대회 #서청원 #김무성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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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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