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MB 명예박사 학위수여 무기한 연기하기로

학내 반발 거세지자 MB측도 사실상 거부... 학교본부 "철회 아닌 연기"

등록 2014.07.09 13:26수정 2014.07.0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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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경북대 컴퓨터공학부 앞에 내걸려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수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경북대 컴퓨터공학부 앞에 내걸려 있다. ⓒ 조정훈


[기사 보강 : 9일 오후 7시 41분]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려던 경북대학교의 계획이 무기한 연기됐다(관련기사 : 이명박 전 대통령, 경북대 명예박사학위 받기로 해 논란).

경북대학교는 9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명예박사 학위 수여를 추진해왔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서 고사의 뜻을 전달해 왔다며 명예박사 학위수여를 잠정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류한 것이지 철회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경북대는 당초 오는 16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국가경영에 이바지한 공로를 들어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할 계획이었으나 교수회와 교수노조, 총학생회, 졸업생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학위수여를 위한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 수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총학생회와 교수노조 증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학위수여의 정당성이 없다며 본부의 철회를 요구했다. 졸업생들은 1인시위에 나서기도 했고 시민단체들도 정당성이 없다며 학위수여를 반대했다.

학위수여의 결정과정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경북대 학위수여규정은 대학원장의 추천이나 대학원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본부가 학위수여를 결정하고 경영학부에 찬성하도록 했고 경영학부는 지난달 12일 회의를 열어 학위수여를 결정했다.

논란이 일자 공적조서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대학원위원회가 무기한 연기됐고, 함인석 총장의 임기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학위수여를 강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함 총장의 임기는 8월 말까지이다.


이 전 대통령 측도 학위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 측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위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연기하거나 취소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박사 학위수여 결정이 연기됐지만 취소된 것은 아니다. 김규원 부총장은 "경영학부와 경상대학에서 공적조서가 공문으로 제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학원위원회 회의가 보류되었다"며 "프로세서 자체가 중지됐거나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학위수여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순광 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학교 측에서는 문제되는 부분을 물타기하는 수법으로 바꾸어 이 전 대통령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하려는 계획을 계속해서 시도하려 할 것"이라며 "절대다수가 반대하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 말라"고 학교 측에 요구했다.
#경북대학교 #이명박 명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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