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공천?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격"

[7·30 재보선 인터뷰] 광주 광산을 장원섭 전 통합진보당 사무총장

등록 2014.07.10 11:34수정 2014.07.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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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장원섭 전 통합진보당 사무총장이 9일 광주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소중한


[기사수정: 10일 오후 1시 49분]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 광산을 공천 파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통합진보당은 장원섭 전 사무총장을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 후보로 결정했다.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협상대표를 맡았던 장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 심판과 광주 정치의 비판·견제 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9일 광주 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난 장 전 총장은 "세월호 침몰사고나 문창극 총리 지명 등에 비춰봤을 때 현 정부는 한 나라를 통치할 밑천이 바닥난 상황"이라며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진보당이 살아나고 강한 야권연대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광주 정치의 비판·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라면서 "현재 광주에서의 (새정치민주연합) 싹쓸이·쏠림 현상은 광주 정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광주 광산을에서 진보당이 당선되면 새정치민주연합에도 보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장 전 총장은 "거대 양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동자·농민의 생존권 문제에 있어서 입장이 비슷하다"라며 "노동자·농민을 대변하는 정당은 진보당 뿐"이라고 '계급 선거'를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대선·지방선거 이어 또 승부차기 실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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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장원섭 전 통합진보당 사무총장이 4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1000만인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 소중한


장 전 총장을 만난 9일은 재보궐 선거를 21일 앞둔 날이자,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을 전략공천한 날. 이를 두고 장 전 총장은 "권 전 과장 전략공천은 당 지도부의 무능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권 전 과장 정도 되면 차기 총선의 수도권 전략카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을 텐데"라면서 "이번 공천으로 인해 권 전 과장이 보인 의로운 경찰로서의 표상이 구설수에 오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권 전 과장 전략공천에 앞서 벌어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벌어진 '광주 광산을 공천 잡음'을 두고는 "2012년 대선, 6월 지방선거에 이어 연이은 승부차기 실축"이라고 평했다. 장 전 총장은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으로 이미 한 번 홍역을 겪은 곳에 또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광주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도의에도 맞지 않다"라면서 "무능한 박근혜 정권 심판 기회를 제1야당이 또 놓치나 싶어 안타깝다"라고 강조했다.

아래는 장 전 총장과 나눈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 출마를 결심한 까닭은.
"첫째로 박근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 세월호 침몰사고나 문창극 총리 지명 등에 비춰봤을 때 현재 정부는 한 나라를 통치할 밑천이 바닥난 상황이다. 2012년 대선과 6월 지방선거에서 제대로 정권 심판을 하지 못했고, 이대로 가면 다음 대선에서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정권교체를 위해선 역시 진보당이 살아나고, 멋있고 강한 야권연대가 돼야만 한다.

두 번째로 광주 정치의 비판·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광주 정치도, 제1야당도 살아난다. 지금은 싹쓸이·쏠림 현상이 심하다. 이렇게 되면 제1야당도 죽는 것이다. 견제세력이 있어야 광주 정치가 살아나고, 광주가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 광주 광산을에서 진보당이 당선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에도 보약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거대 양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노동자·농민의 생존권 문제에 있어서 입장이 비슷하다. 노동자·농민을 대변하는 정당은 진보당뿐이다."

"진보당 '광산구 광역의원선거' 선전... 보궐선거 승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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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장원섭 전 통합진보당 사무총장이 9일 광주광산구 선거사무소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소중한


- 통합진보당의 경우,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전에 비해 뚜려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북 공세' 등의 악조건도 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내란음모사건과 관련해 국정원과 검찰의 조작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 점을 충분히 홍보할 생각이다. 종북 공세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있던 색깔론의 연장이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도 잘 설명드릴 것이다. 만약 이번에 진보당이 당선된다면 종북 공세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상징성을 유권자에게 진솔하게 설명하고 있다.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지난 지방선거 중 광산구 4개 광역의원 선거 결과를 살펴보면 23~35%의 지지를 얻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도 장 후보의 선전을 기대해볼 수 있는 수치다.
"광산구는 민주노조와 농민회가 전통적으로 활동한 곳이다. 노동운동과 농민운동의 기반이 다른 4개 구와 비교했을 때 제일 강하다. 또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광산구에 많은 역량을 투여했고, 성과도 있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선거가 새정치민주연합 대 무소속의 2강 구도가 되면서 그 바람이 광역·기초의원 선거까지 불어서 진보당이 다소 부진했지만, 광산구의 광역의원 후보들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의미 있는 '맞짱 승부'를 벌였다. 충분히 이번 보궐선거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 또 진보당 입장에선 보궐선거의 경우 전국선거에 비해 역량을 더 집중할 수 있다."

- 일부 유권자는 지난 6월지방선거부터 이어진 '정권심판론'에 피로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제대로 정권심판을 해야 하는데 제1야당이 하는둥 마는둥 하고 있는 점에 대한 피로감이라고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앞으로는 정권심판을 내걸고 뒤에선 어정쩡한 행동을 하고 있지 않나. 민심의 본류는 박근혜 정권이 나라를 운영할 능력, 자격, 도덕성을 상실한 상태이니 이를 심판하라는 것이다."

"광산을 진보당 승리, 새정치민주연합에도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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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재보궐 선거에서 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에 도전하는 장원섭 전 통합진보당 사무총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달 23일 광주시의회 기자실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등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 소중한


-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을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했다.
"권 전 과장의 출마는 당 지보두의 무능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권 전 과장 정도 되면, 상징적으로 차기 총선의 수도권 전략카드 등으로 사용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번 전략공천은 소 잡는 칼로 닭 잡는 격이랄까. 안타까운 건 이번 공천으로 인해 권 전 과장이 보인 의로운 경찰로서의 표상이 구설수에 오를까 하는 점이다. 국정원 사건 정국에서 보인 권 전 과장의 행동이 '특정 정당과 연동된 것이었나'라는 구설수에 오르면 권 전 과장의 진정성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에서도 전략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

-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광주 광산을 선거에 나선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공천하고 광주 광산을을 전략지역으로 설정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무능한 박근혜 정권 심판 기회를 제1야당이 또 놓치나 싶어 안타깝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으로 이미 한 번 홍역을 겪은 곳에 또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은 광주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 뿐만 아니라 정치적 상도의에도 맞지 않다. 2012년 대선, 6월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재보궐선거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은 승부차기에 나서 연달아 세 번 실축한 셈이다. 골대 옆으로 찬 것도 아니고 골대 반대로 차 버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상황이 정말 안타깝다."

- 공약 중 '생활임금제 도입'이 눈에 띈다. 광산구청 사례와 비교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최근 광산구청의 생활임금제 도입은 환영하지만 액수가 노동자 생활에 필요한 임금이 아닌 생존에 필요한 임금밖에 되지 않는다. 노동자 평균임금의 60%인 154만 원 정도를 생활임금으로 책정해야 한다. 최저임금의 입법취지는 말 그대로 그 이하의 임금을 주면 법적으로 처벌한다는 건데 언제부터인지 임금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생활임금제를 법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다.

이런 공약을 내세우면 항상 예산을 문제삼는다. 우리가 처음 무상급식, 주 5일제 이야기 할 때 보수 세력과 자본가들은 나라가 망한다고 했다. 지금 나라가 망했나. 생활임금제와 같은 공약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에 따른 공약의 우선순위를 따지는 문제다."

- 이번 7·30 재보궐선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
"전국적으로 보면 새누리당이 수도권 선거에서 얼마나 심판을 받느냐가 중요하다. 또 광주·전남으로 보면 특정 정당의 1당 독점이 깨질 수 있느냐가 주목된다. 앞서 말했듯 광주·전남 지역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을 비판·견제할 진보당이 당선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에도 보약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광주 광산을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에 진보당을 꼭 광주 광산을에서 살려줬으면 한다. 진보당이 살아야 광주 정치가 바뀌고, 이는 차기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이는 일이다. 사회운동 30년째, 노동운동 25년째, 진보정당운동 15년째 하고 있는 나는 처음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야권연대 개념을 만들고,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연대 협상대표로 나서기도 했다.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노동자·농민·서민을 대변할 진보 세력을 키워 차기 정권교체에 초석을 쌓아줬으면 한다."
#광주 #광산을 #장원섭 #통합진보당 #권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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