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 도중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남소연
[기사 보강 : 10일 오후 7시 54분]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전매제한 규정을 어기고 아파트를 판 데 이어 양도세까지 탈루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 파문에 휩싸였다. 그가 아파트 거래를 두고 한 오전 발언을 오후에 번복한 게 발단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위증한 정 후보자를 향해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정 후보자가 전매제한 조항을 어기고 아파트를 매도한 뒤,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 전매제한 기간이 지난 이후에 아파트를 판 것처럼 등기를 등록한 정황이 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 후보자는 1987년 12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32평 아파트를 구입한 뒤 4개월 후 임아무개씨의 명의로 가등기를 설정했다. 한국기자협회가 협회 가입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특별 분양했던 해당 아파트는 1991년 임씨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다. 매매를 할 수 없는 전매제한 기간인 3년이 지난 시점이다.
정 후보자는 "아파트 분양을 받는 과정에서 동료 기자가 소개해준 임씨에게 부족한 자금을 빌려 썼다"라며 "얼마 되지 않아 임씨가 본인의 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가등기를 하겠다고 요청해서 해드렸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전매제한) 기한이 지난 뒤 이 분이 바로 그 집을 사겠다고 해서 1억 원에 매도했다"라고 덧붙였다.
전매금지 위반 부인하더니... 녹취록 공개되자 '거짓말' 시인 그러나 유 의원이 임씨와 한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임씨는 유 의원 보좌진과 한 전화통화에서 "1988년에 (해당 아파트를) 8000만 원에 주고 샀을 때부터 거주했다"라며 "그 아파트가 기자한테만 분양하는 아파트라 등기가 안 넘어와 가등기를 해놨다"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그게(전매제한 기한) 풀려서 내 이름으로 다시 바꿨다"라고 덧붙였다.
당황한 표정을 지은 정 후보자는 "(임씨의 통화내용이) 사실이라면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도 그러면 주민등록 상황을 확인하겠다, 저분이 왜 저렇게 답변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통화 기록이 나와서 그런지 급히 물을 들이켰다.
1987년 아파트를 구입할 당시 분양가가 3800만 원인데 임씨에게 8000만 원이나 빌린 이유와 관련해서는 "그 당시엔 많이 가격이 올라갔던 걸로 기억한다"라고 답했다.
유 의원이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계속 거짓말을 하려고 하느냐"라고 압박하자, 정 후보자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일이라 저 통화내용을 들으며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오전에는 "해당 아파트에서 실제 거주한 뒤 매도했다"라고 답했던 정 후보자는 돌연 오후 추가 질의에서 "너무 오래된 일이라 기록이 없어 기억에 의존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해버렸다"라고 번복했다.
그는 "청문회 중계방송을 본 아내가 전화를 걸어와 '부끄럽지만 관행적으로 그렇게(가등기 매매) 했는데 왜 기억을 못하느냐, 거짓이라고 인정하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매금지 조항을 어기고 이를 되판 사실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이에 유 의원은 "기억 못할 게 따로 있지"라면서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하면 통할 것 같았느냐"라고 호통을 쳤다. 같은 당 김태년 의원도 "이런 기만이 어디 있느냐, 청문회를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 거냐"라며 정회를 요청했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설훈 위원장은 "원만한 의사진행을 위해 잠시 정회한다"고 선포했다가 오후 7시 30분 다시 청문회를 속개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년 야당 쪽 간사는 "청문회에서 위증을 한 정 후보자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라고 요구했고, 신성범 여당 쪽 간사도 "일찍이 사실은 파악하고 사과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후보자는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며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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