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해고노동자 김득중 지부장, 7.30 재보선 출마선언김득중 쌍용자동차 금속노조 지부장이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30 재보궐선거 경기 평택을선거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날 통합진보당과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 등 야권 4당 단일후보로 나서게 된 김 지부장은 "목숨을 뺏는 정치 끝내고 안전한 사회의 틀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성호
평택을 공천, 노동자 후보 김득중을 밀어줄 수는 없을까평택을도 마찬가지다. 평택에서 벌어진 쌍용차 사태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사건으로 남았다. 25명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죽음과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초래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2012년 대선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쌍용차 국정조사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이 공약은 현재까지도 아직 이행되지 않은 상태이다. 당시 선거공약 중 하나로 이를 내세운 뒤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 묵묵부답이다.
이런 이유에서 지난 6월 26일, 쌍용차 해고 노동자인 김득중씨가 평택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하겠다며 나섰다. 이 소식에 정의당과 노동당을 비롯한 진보정당 네 곳의 대표도 김 후보로 단일화를 발표, 지지 의사를 드러내며 화답했다. 부당해고로 생활고에 시달리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 노동자들을 대변하기 위해서 김득중 후보는 "노란봉투 후보가 되겠다"고 발언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에도 어김없이 새정치연합은 해당 지역구에서 3선을 지낸 의원을 후보로 공천했다.
'단일화가 당선을 위한 묘약'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김득중 후보의 출마에는 노동자의 처우와 해고 노동자의 사활이 달려 있다. 더 선명한 명분이다. 지난 몇 번의 선거가 지나고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쌍용차 사태에 양대 정당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두고만 볼 수는 없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민주당은 쌍용차 국정조사를 공약으로 걸었다. 새정치연합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고 김득중 후보를 밀어줄 수는 없을까. 최소한 그 때의 공약이 진심이었다면 말이다.
당시 공약을 직접 언급하며 끝까지 선거에 임한 후보는 물론 안철수 대표가 아니라 문재인 의원이었다. 하지만 만약 안철수 대표가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며 책임을 회피한다면 이는 비겁한 변명이다. 민주당 후보가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약속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새정치'를 말하고자 한다면 기존 정치세력이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아니면 절박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묵살할 정도로 당내 친노 세력을 배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뜻일까. 만약 그런 의미라면 오히려 유권자의 분노를 살 일이다. 이제는 더 이상 여당도 야당도 믿을 수가 없어서 직접 후보를 내세운 지역구 주민의 뜻도 헤아리지 못하는 처사다. 이것이 어찌 '새정치'와 '민주'의 연합을 이름으로 한 정당의 태도란 말인가.